등록 : 2017.11.09 13:04
수정 : 2017.11.1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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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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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권 회장, 인니 경제사절단 신청 ‘낙마’
6월 방미 경제사절단 탈락에 이어 두번째
청와대 ‘자진사퇴 압박 메시지’ 해석에
“정권 교체기 구태 반복하나” 비판도
롯데 신 회장도 무위…‘경영비리 재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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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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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에 수행하는 경제사절단에 참가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권 회장은 9일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려고 지난달 대한상의에 참가 신청을 했으나 사실상 탈락했다. 권 회장이 경제사절단에 참가하지 못한 것은 지난 6월 방미 경제사절단에 이어 두번째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이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을 수행할 경우 ‘중도 낙마설’을 일시에 잠재울 수 있어 기대가 컸다”며 “회장이 가서 당장 해결해야할 현안이 많지 않아 추진 과정에서 현지 일관제철소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부사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공식적으로 참가 신청을 하지는 않았으나 현지에서 유통사업을 크게 벌여온 점 등을 고려해 경제사절단 참가를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제사절단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손경식 씨제이(CJ) 회장 등 주요 기업 경영인 80여명이 포함됐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 300만t 규모의 국외 첫 일관제철소를 가동 중일 뿐 아니라 늘어나는 철강 수요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릴 계획이었다. 현재까지 현지 진출 한국 기업으로는 포스코의 투자 규모가 가장 크다. 롯데도 인도네시아를 신성장 지역으로 삼아 유통사업을 확대 중이다. 현지에서 큰 사업을 펼치는데도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아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권 회장은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으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특검 조사를 받았고, 2014년 첫 선임 때 정권의 입김으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포스코는 정권 교체기마다 최고경영자가 교체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해왔다. 박태준 초대 회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불화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황경로 회장, 정명식 회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뒤를 이은 김만제 회장과 유상부 회장, 이구택 회장도 정부 출범 직후 또는 중도에 사퇴했다. 2013년에도 정준양 회장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경제사절단에 참석했다가 현지 만찬행사 때 배제됐고, 결국 그해 11월 자진사퇴한 바 있다. 포스코 내부에선 최근 경영 실적 호조에 권 회장이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하고 세계철강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돼 과거처럼 ‘중도 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롯데그룹의 신 회장은 최근 경영비리 혐의로 1심에서 10년형을 구형받은 것이 심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직접 신청은 하지 않은 채 경제사절단 참가를 추진했으나 결국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것도 있어 성사가 안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곽정수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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