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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1 17:51 수정 : 2005.02.11 17:51

집 우(宇) 집 주(宙) \

‘건축’돋보기 삼아 들여다본 세상

‘우주’라는 말이 ‘처마’(우·宇)와 ‘들보’(주·宙)를 가리키는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새삼스럽다. 건축 에세이 <집 우 집 주>의 지은이 서윤영(37)씨는 한자어 ‘우주’의 그런 연원에 기대어 건축을 통한 세상 들여다보기를 시도한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건축물은 벽체와 지붕, 각종 설비로 이루어진 물리적 구조체인 동시에 사회적 의미의 총체이기도 하다.” 책은 인류 최초의 주거 형태가 흔히 생각하는 동굴이 아니라 ‘막집’(나뭇가지의 끝을 서로 묶어 하늘을 가리고 그 아래 털가죽이나 나뭇잎 등을 깔아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한기를 막는 형태)이라는 사실에 대한 서술로 시작한다. 이어서 신석기 인류의 ‘움집’과 청동기 시대 성별 분화를 알려주는 두 개의 화덕, 삼국 시대에 처음 출현한 온돌, 방과 부엌이 합쳐진 형태인 고려 시대의 ‘봉당’을 거쳐 조선 시대의 건축물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단순히 건물의 형태와 기능에 대한 서술에 그치지 않고 건축의 사회적 배경과 의미를 드러내려는 노력이 두드러진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문제적 인간’라이히가 꿈꾼 삶은…

빌헬름 라이히(1897~1957)는 학문적으로 좌충우돌하는 삶을 산 기인이었다. 그는 촉망받는 정신분석가였고, 인간 해방을 꿈꾼 공산주의자였다. 그러나 그는 정신분석학계에서도 추방당했고 공산당에서도 제명당했다. 너무나 많은 반발을 일으킨 급진적 이론을 거리낌없이 주장했던 것이 그를 궁지로 몰았다. <파시즘의 대중심리>, <성혁명> 같은 저작들은 정신분석과 정치현상을 통합하려 했던 그의 노력의 소산이었다. <빌헬름 라이히>는 그의 제자였던 정신의학자 마이런 섀라프가 쓴 이 논란 많은 인물의 전기다. 라이히는 소수의 추종자에게는 예수 이후 인류가 낳은 가장 위대한 인물이었다. 조직적인 탄압과 박해 속에 죽어간 사람이었다. 반면에 대다수 사람들에게 그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과학의 이름으로 내놓은 정신병자였다. 그에 대한 학문적 평가는 대체로 전기와 후기로 나뉜다. 초기 정신분석가로서의 라이히에게는 후한 점수를 주지만, 성혁명을 통한 인간해방 이론의 타당성을 생물학적 에너지로 입증하려 한 후기의 활동은 아예 무시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관찰자의 시점으로 이 열정과 몰입의 인간이 무엇을 고민했고 무엇을 꿈꾸었는지 꼼꼼하게 살핀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여성의 ‘월경’인류진화 일등공신

지은이 쉴레인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인간만이 시간이라는 개념을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리고 이는 여성, 즉 지나 사피엔스와 자연의 섭리 덕분에 가능했다고 주장한다. 여성들은 달마다 월경을 하며 시간의 차원을 발견하게 됐고 섹스와 임신의 인과관계를 깨닫게 돼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을 갖게 됐다는 것. 여성에게서 이 지혜를 얻게 된 남성은 이를 무기로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포식자가 됐다고 쉴레인은 설명한다.

그러나 시간에 대한 자각은 남성들에게 죽음의 공포와 더불어 여성들의 임신에 자신들이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했고, 이런 자각을 통해 형성된 부성의 개념은 가부장 문화를 만들어내게 했다고 지은이는 추정한다.

외과 교수이자 저명한 인류학자인 지은이는 이 책에서 의학, 철학, 역사, 종교, 고고학, 인류학, 문학과 미술, 음악, 영화 지식을 총동원해 언어의 진화, 결혼의 기원, 남성의 공격성, 오르가슴, 월경, 폐경 등에 대해 논리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설명들을 펼쳐놓는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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