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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스노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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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권의 책이 아니라면, 스노의 일대기를 읽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에드거 스노의 자서전>은 그 자체로 독자적인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제국주의와 자유주의와 전체주의와 공산주의가 뒤엉켜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만들어내는 20세기의 현장을 주인공이 온몸으로 관통하는 과정을 읽는 일은 그대로 간접체험의 한 강렬한 형식이 된다. 스노는 자신이 가장 애정을 기울였고 또 가장 오래 머물렀던 중국 뿐만 아니라 인도차이나·미얀마·인도·중동, 그리고 스탈린의 소련까지를 쉼없이 뒤지고 다닌 천성의 방랑자였다. 동시에 그는 역사가 이루어지는 격변의 현장을 기록하고 전파하는 언론인이었다. 여행자의 감수성과 언론인의 집요함으로 그는 세계사적인 사건들의 진실을 포착해 서방에 알렸다.
한가로운 여생 꿈꾸던 젊은이 우연한 여행길서 인간애 눈떠
피미린낸 흠씬한 20세기 현장 쉼없이 뒤지며 집요하게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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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가 마오쩌둥과 공산당을 존경심 어린 우호의 눈길로 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신이 공산주의를 신봉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공산주의를 서방 제국주의의 식민지배에 짓눌린 아시아의 비극을 끝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서방 기자로는 처음으로 중국 공산당이 장악하고 있던 ‘홍구’로 들어가 마오쩌둥과 그의 친구들을 인터뷰하는 데 성공한다. 그때 만난 마오쩌둥은 무한한 확신을 지닌 정치적 예언자처럼 보였고, 또 실제로 그가 예언한 대로 세계사가 전개됐다고 이 책은 기술한다. 스노는 1949년 혁명이 성공한 뒤 중국 땅에 미국 언론인으로는 처음으로 들어가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 등 옛날의 친구들을 다시 만났으며, 리처드 닉슨의 중국 방문을 뒤에서 주선했다. 그는 끝까지 혁명 중국에 대한 사랑을 간직했다. 그러나 닉슨이 방중하기 불과 엿새 전에 “자신이 뿌린 씨앗의 발아를 보지 못한 채” 눈을 감고 말았다고 옮긴이는 전한다.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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