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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로 간 붓다그의 삶과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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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베드카르와 간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카스트 제도의 해체, 특히 불가촉 천민 해방 문제에 있었다. 암베드카르는 인도 인구의 15%에 이르는 불가촉 천민의 권리 회복에 운동의 초점을 맞추었다. 불가촉 천민의 해방을 통해 인도를 평등사회로 만들려고 했다. 반면에 간디는 인도의 독립을 더욱 시급한 인도 민중의 과제로 여겼다. 그는 불가촉 천민에 대한 비인간적 처우에 반대했지만, 자칫 카스트 제도의 해체가 힌두교도를 분열시켜 영국의 분할 통치를 조장할 것을 우려했다.
암베드카르의 또다른 이름은 ‘현대 인도불교의 중흥자’다. 그도 처음에는 힌두교 안에서 천민 해방을 기획하고 실현하려 했다. 그러나 힌두교의 틀 안에서는 카스트 제도를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해 1935년 힌두교를 포기했다. 카스트의 원리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힌두교의 성전 <마누법전>을 공개적으로 불태우기도 했다. 그는 인도에선 거의 사멸해버린 불교로 눈을 돌려 거기에서 인간의 근본적 평등과 보편적 해방의 길을 찾았다.
‘불가촉 천민’해방 고민한 인도 지도자 암베드카르
붓다 가르침서 답을 찾다 “자비 실천으로 나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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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베드카르는 붓다가 이렇게 불평등을 합리화하는 ‘영혼의 윤회’를 단호히 부정했다고 말한다. 영혼 같은 것은 없으며, 영혼이 없으므로 윤회도 없고, 따라서 전생도 없고, 전생의 카르마(업)도 없다는 것이다. 있는 것은 이 존재하는 세계 안에서 일어나고 스러지는 인연(인과관계)의 연쇄고리뿐이다. 인과관계가 전생도 내세도 아닌 이 세상의 일이므로 그 인과의 고리를 푸는 것도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이 된다. 브라만의 교리는 삶의 ‘고’(고통)만 이야기했을 뿐 그것을 여기서 해결할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붓다는 인간 자신의 노력으로 그 고통의 바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가르쳤다. 바른 깨달음을 통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인데, 그 깨달음은 인간의 보편적 해방을 지향하는 자비의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붓다가 가르친 삿다르마(정법·正法)라고 이 책은 말한다. 암베드카르는 삿다르마의 실천 행위로써 불가촉 천민 해방 운동에 온몸을 던졌던 것이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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