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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8 16:29 수정 : 2005.03.18 16:29

대한민국 생존의 속도 \

보통 사람들을 가장 기죽이는 전문가들이 바로 경제 전문가들이다. 외국의 이름난 대학이나 기관을 거친 경력으로 무장하고 외국어 용어에다 경제학에서만 쓰는 각종 표현으로 이야기를 풀어대기 때문이다.

최용식(53·21세기경제학연구소장)씨는 경제전문가의 이같은 일반적 모습에 대한 통념을 깨뜨려 온 이다. 최씨는 박사학위는 없지만 인터넷 매체들을 주 활동무대로 삼아 날카롭고 거침없는 주장으로 ‘주류’ 경제전문가들을 사정없이 비판해온 대표적인 ‘재야 경제논객’이다. 새 책 <대한민국 생존의 속도>에서도 최씨는 에둘러 표현하는 법 없이 바로 직격탄을 날린다. 그 대상은 바로 그가 보기에 대한민국 경제를 망치는 두 주범, 바로 근거없는 ‘경제위기론’으로 국민들을 위축시키는 보수언론들과 경제전문가들, 그리고 그런 일부 언론의 주문대로 휘둘리는 노무현 정부다.

최씨는 우선 우리 사회 전체를 휘감아온 ‘경제위기설’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대기업만 수출이 잘된다고 하는데 오히려 지표를 보면 2003년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은 오히려 2%나 늘었다는 것이다. 환율이 내려가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지만 달러당 1131원까지 떨어졌던 2000년 수출은 오히려 20%가 늘었으며 올해 1분기 수출 역시 훨씬 늘어난 것을 보면 이 역시 근거 없는 호들갑이라고 논박한다. ‘고용 없는 성장’이란 신조어에 대해서도 성장률이 3.8%에 그쳤던 2001년 실업률이 전년도 4.1%보다 낮아져 3.8%로 떨어졌고, 그 다음해인 2002년에는 3.1%까지 줄었던 것을 보면 ‘고용 있는 성장’이었음을 확인도 안했거나 이런 사실을 은폐한 주장이라고 맞받아친다.

보수언론·경제 전문가들 근거없는 ‘위기설’ 호들갑
항목마다 조목조목 비판 휘둘리는 정부에도 직격탄

지은이는 이처럼 ‘경제위기론’의 주요 항목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우리 경제가 결코 위기가 아니며 오히려 환란 이후 체질이 바뀌어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제위기론에 길들여져 비관주의에 빠진 경제주체들이 희망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한다. 실제 노무현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국내 언론이 악의적이고 비관적인 위기론 보도를 일삼는 바람에 우리 경제를 비관적으로 본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개인들은 주식을 내다 팔기 급급했다가 결국 최근 주가랠리를 눈을 빤히 뜨고 쳐다보고 있는 상황인 반면, 한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엄청난 평가익을 남기고 있는 것이 근거없는 비관주의에 빠진 대가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므로 ‘체감경기’ 같은 극히 비과학적인 논거를 운운하면서 위기설을 퍼뜨리는 전문가들이 있다면 그 자질을 먼저 의심해보라고 꼬집는다. “환자에게 ‘당신은 곧 죽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함부로 떠드는 의사가 어디 있겠는가. 이런 말을 함부로 하는 자는 돌팔이 의사거나 무당이라고 보면 거의 틀림없다. …경제위기설을 무책임하게 떠드는 자들은 얼치기 경제전문가이거나 경제무당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최씨는 무엇보다도 노무현 정부가 이런 경제무당들이 선동해대는 피리소리에 따라 춤추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보수언론이 가계부채 문제를 들먹이자 참여정부가 곧바로 가계대출을 대폭 줄였는데 결국 소비가 위축되어 경기가 식어버렸고, 보수언론이 신용불량자 문제를 거론하니까 정부가 신용카드 사용한도를 줄였지만 이 역시 경기를 냉각시켰고 오히려 실업자를 늘렸다는 점을 논거로 든다.

실명을 거론해 비판하되 다양한 자료를 꼼꼼히 활용하는 ‘최용식’표 경제 평론은 그의 주장이 맞건 틀리건, 그의 논지에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경제 전문가들의 언설과 언론 경제기사의 행간을 읽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동시에 경제쪽 칼럼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독특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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