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14 16:42
수정 : 2005.01.1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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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역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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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 가운데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은 모두 190여 곳. 이 가운데 ‘역사마을’로 지정된 곳은 겨우 다섯 곳뿐이다. ‘역사마을’이란 우리의 ‘민속마을’이나 ‘전통마을’ 같은 곳으로, 전통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있는 마을을 말한다.
헝가리의 홀로쾨, 체코의 홀라소비체, 슬로바키아의 블콜리네츠 등 유럽 지역의 세 곳과 함께 아시아에서는 우리 옆나라인 중국의 훙췬 그리고 일본의 시라카와고 마을 등 두 곳이 선정됐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마을은 빠져 있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 위원인 김광식씨의 책 〈세계의 역사마을〉은 바로 이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다섯 곳 역사마을을 비롯해 각국의 주요 역사마을과 문화경관을 소개하는 답사기다. 그동안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마을 단위 세계유산의 모습을 풍부한 사진에 간단한 글을 곁들여 보여주고 있다.
역사마을은 불과 몇세기 전만 해도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도시가 아닌 농촌에 살았던 점을 감안할 때 과거의 생활문화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급격한 개발에 휩쓸려 대부분 사라져버렸다. 책에서 소개하는 이들 다섯 마을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원형이 많이 남아 있는 곳들인데, 이곳들 역시 인구 감소 등으로 옛 모습을 유지하는 데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 다섯 역사마을들은 한결같이 지역적 특성에 맞춰 지어진 목조건물들이 독특한 풍광을 연출하면서 도시와는 사뭇 다른 농촌 서민들만의 생활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옛 보헤미아 지역의 문화를 보여주는 체코 홀라소비체 마을의 경우 독특한 곡선미가 인상적인 바로크 시대 농촌 건축물들이 특징이며, 슬로바키아의 블콜리네츠는 투박한 슬로바키아식 통나무 맞배집의 멋을 간직하고 있다.
한편, 일본과 중국의 역사마을들은 가까운 이웃 나라들이지만 자연환경과 문화 차이에 따라 전통 가옥의 모습이 얼마나 서로 달라지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산간마을인 시라카와고의 경우 우리 초가와는 전혀 달리 마치 유럽의 통나무집을 연상시키는 맞배 초가지붕집들을 낳았고, 중국 훙췬 마을은 독특한 중정 구조의 기와집들이 우리 기와집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마을을 이루고 있어 세 나라 사이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전통적 주거지역에 대해 ‘민속자료’라는 용어를 쓰는데, 현재 다섯군데가 지정되어 있고 이 가운데 안동 하회 마을과 경주 양동 마을이 세계 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들어가 세계유산 등재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구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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