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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0 19:13 수정 : 2019.12.11 02:37

왼쪽부터 자캐오 신부, 홍성수 교수, 박한희 변호사, 최훈 교수. 사진 창비 제공

한국성소수자연구회 10일 창립 간담회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출간
각분야 전문가 참여 ‘정확한 정보’ 답변

왼쪽부터 자캐오 신부, 홍성수 교수, 박한희 변호사, 최훈 교수. 사진 창비 제공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 맞서고 혐오의 낙인을 지우기 위해 연구자들이 뭉쳤다.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주목하는 교육학·법학·보건학·사회복지·사회학·신학·철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 18명이 모인 한국성소수자연구회(이하 연구회)다. 연구회는 10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단체의 창립을 알리고 공식적인 첫 성과물인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창비)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엔 자캐오 신부(대한성공회 용산나눔의집 사제), 홍성수 교수(숙명여대 법학부), 박한희 변호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최훈 교수(강원대 자유전공학부·철학)가 참석했다.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극혐’의 표적인 성소수자를 주제로 함께 모인 것은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홍 교수는 “성소수자와 관련해 너무 부정확한 정보들이 인터넷상에 많이 떠돌아다닐 뿐 아니라 전문가들까지도 여기에 동조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홍 교수를 비롯해 학자·활동가 10명은 지난 2016년 성소수자연구회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혐오의 시대에 맞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12가지 질문>이라는 소책자를 냈다. 홍 교수는 “100쪽 되는 작은 책자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호응이 있었다. 학술정보에 목마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번엔 좀더 다양한 분과의 이야기들을 모아 학술적이면서도 대중성을 담보하는 <무지개…>를 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성소수자연구회가 창립을 맞아 펴낸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창비 제공

<무지개…>는 남/녀라는 성별이분법을 넘어서 성정체성의 다양성을 설명하고, 성소수자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팩트체킹한다. 트랜스젠더에게 필요한 의료적 조처 같은 실무적 정보와 조언도 담겼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을 폭력적으로 표출하는 사람들에 대항하기 위한 무기다.

자캐오 신부는 “극우적인 개신교 복음주의, 가톨릭 주류는 십자가 아래에서 신의 이름으로 성소수자를 혐오하고 차별한다. 이들에겐 빛과 어둠, 선과 악의 이분법만 있다. 중세교회의 마녀재판과 다름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회와 성당에서 교회지도자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배제를 가르치거나 세련된 방법으로 스며들게 한다면, 그로 인해 누가 이익을 얻는지 계속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성소수자들로부터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는데도 ‘그냥 싫다’라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대응 논리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잘못인지 아닌지 입증 안된 문제를 당연한 것처럼 전제하고 말하는 오류, 성소수자를 찬반의 대상으로 묻는 질문의 오류, 동성애가 자연의 섭리에 어긋난다는 주장의 오류 등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성소수자들이 법 앞에 인정받는 문제도 중요하다. 박 변호사는 “정치인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반대하지만 동성혼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동성혼을 금지하는 것 자체가 차별이다.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정체성을 지우는 법과 제도에 대해 따져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

홍 교수는 “내년 1월 공식적인 학회 출범을 알리는 행사를 시작으로, 성소수자를 연구하는 젊은 학자들을 지원하는 교류의 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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