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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5 12:02 수정 : 2005.01.05 12:02

사찰의 재산관리권을 둘러싼 다툼이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한 폭력사태를 빚으며 사찰의 ‘주인’이 날마다 바뀌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5일 서울 우이동 보광사 관계자들과 인터넷신문 <붓다뉴스>에 따르면, 이 사찰을 놓고 지난해 12월31일 시작된 ‘남산당 정일 선사 문도회’의 성비 스님 쪽과 보광사 주지인 현중 스님 쪽의 물리적 충돌이 계속돼, 이날 아침에는 성비 스님 쪽이 용역회사 직원 등 200여명을 동원해 보광사를 ‘접수’했다.

양쪽의 충돌은 지난 31일 새벽 5시께 보광사의 새 재산관리인으로 임명받은 성비 스님 쪽에서 용역회사 직원 등 100여명을 동원해 보광사로 곡괭이와 삽 등을 들고 난입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60여명의 용역회사 직원을 동원해 사찰을 지키던 보광사 주지인 현중 스님 쪽과 충돌했다.

다음날 새벽에는 현중 스님 쪽이 용역회사 직원들을 동원해 사찰을 다시 빼앗았고, 이후 매일 새벽 성비 스님과 현중 스님 쪽의 충돌이 계속돼 사찰의 주인이 5일 동안 4번 바뀌었다. 양쪽은 충돌하면서 야구방망이와 삽 등을 휘둘렀고, 신도들이 보시한 기왓장을 마구 던지기도 했다.

이번 폭력 사태는 재단법인 선학원의 이사장 정일 스님이 지난해 9월 입적한 뒤 불거진 창건주 승계 문제가 발단이 됐다. 성비 스님은 입적한 정일 스님의 2번째 상좌(제자)이고, 현중 스님은 20번째 상좌다.

현중 스님 쪽은 “정일 스님이 생전에 서울 보광사는 현중 스님, 부산 보광사는 황운 스님, 산청 정각사는 황명 스님에게 각각 창건주 권한을 위임했다”며 증거로 정일 스님의 육성 녹음, 유언 공증 등을 제시하고 있다. 성비 스님 쪽은 “녹음 당시 입회인이 2명 이상이 돼야 법률적으로 효력이 발생하지만 현중 스님 쪽이 공개한 육성 녹음은 입회인이 1명뿐”이라며 “보광사는 문도회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5일 새벽에 현중 스님이 다시 절로 쳐들어올 가능성이 커 직원들을 절 주위에 긴급 배치시킨 상태”라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선학원 승려들이 조계종 승려로서 품위를 저버리는 행위를 하는 경우엔 종단 차원에서 징계하기로 했다.

<한겨레> 조연현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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