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감각 넘실넘실 “올해도 일본에서 거의 살다시피 해야 될 것 같아요. 2월부터 8월까지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삿포로 등 일본 주요도시 순회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고, 소규모 콘서트들과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 출연도 잡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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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그는 일본 뮤지션들에게도 쉬 개방하지 않기로 유명한 삿포로의 가타라홀에서 3월과 11월에 두 차례 대규모 연주회를 가졌으며, 일본 공영방송 NHK의 스페셜 프로에 일본 민요가수와 출연해 연주를 하는 등 국악을 일본에 알리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해금 음악을 무척 좋아해요. 게다가 단지 두 줄만으로도 풍부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에 신기해하고 마치 여자가 말하는 듯한 인간적인 소리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는 오는 1월21일~23일 정동극장에서 열리는 김용우 콘서트에 찬조 출연해 한국 관객들과도 만날 계획이다. 한국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독주회를 열고 싶지만 아직 후원자가 나서지 않아 올해도 힘들 것 같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지 않아요? 저의 연주그룹 ‘꽃별밴드’가 다 일본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들을 다 데려오기가 힘들지요. 하지만 제가 더욱 열심히 해서 저를 찾게 될 때가 오리라 믿어요.” 그가 일본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소리꾼 김용우의 밴드 멤버로 일본 공연에 참가해 해금 연주를 선보인 것이 현지 음악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아 연주음반 제작을 제의받기에 이르렀다. 어려서부터 음악이 좋아서 음악가를 꿈꾸었던 꽃별이 국악계에 몸을 담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큰아버지인 이건용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의 동학 100주년 기념공연을 보고 난 뒤였다. “처음 국악을 듣고는 한국 사람이, 음악가를 꿈꾸었던 내가 어떻게 국악을 여태 들어보지 못했을까 하는 미안스런 감정이 갑자기 찾아왔어요. 바로 저것이 우리 음악이구나, 나도 해봐야겠구나 하고 결심하게 됐죠.” 그는 해금의 매력은 닫혀있지 않은 악기라는 데 있다고 말한다. 어떤 서양의 악기와 연주해도 감정만 교류되면 금방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공연하고 싶지만
찾는 사람이 영 없네요 “해금의 소리는 사람의 목소리와 비슷해서 마치 감정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요. 해금의 오묘한 소리에 그런 감정이 깃들어있어 내가 감정을 얘기하면 해금이 그 감정을 잘 표현해 주죠.” 어머니 김민화(54)씨가 그를 가졌을 때 하늘에 별이 가득하고 땅에 꽃이 가득한 꿈을 꿔서 아버지 이기용(55)씨가 꽃별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이 젊은 연주자는 지금 해금과 깊은 사랑에 빠진 듯하다.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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