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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6 17:19 수정 : 2005.01.16 17:19

남아시아 ‘지진해일’로 온 세계가 떠들썩하다. 처음에는 ‘해일’이라고 하더니 요즘에는 ‘쓰나미’라고 한다.

“지진으로 바닷밑이 가라앉거나, 솟아오르거나, 흙모래가 바닷속으로 무너져 내리거나, 바닷밑 불산이 터지거나 하여 바닷가 가까이에서 바다의 물바닥이 높아진 때의 물결 움직임”이다.

아마 영어 ‘타이들 웨이브’(tidal wave)를 중국에서는 ‘하이샤오’(海嘯)라 하고, 우리는 해일(海溢)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쓰나미’(津波)라고 하는 것 같다.

그 글짜들로 보면, 중국에서는 “바다가 울부짖고 요동친다”하고, 일본에서는 “나루 따위에 물결이 밀어닥친다”고 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중국에서는 ‘바다울이’고, 우리는 ‘바다넘침’이고, 일본에서는 ‘나루물결’이겠다.

우리가 ‘해일’이라고 하면서 ‘해소’라고 하지 않는 것만은 가상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일본의 ‘쓰나미’(나루물결)가 국제용어로 채택된 것이다.

나랏심 탓도 있겠지만 그게 뭔가, ‘나루물결’이라니. 세 나라 말 중에서 가장 특징 없고 힘 없는 말이 아닌가.


남의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정신 좀 차리자.

‘바다넘침’이 걸맞은 표현이기는 하다. 그러나 ‘바다넘침’은 어떤 낱말의 풀이 같다. 그렇게밖에 할 수가 없다면 몰라도 생각해 볼 거리다.

“밀물이 밀어닥칠 때의 물결”이라면 ‘밀물결’이 아니겠는가.

덮어놓고 남의 것만 따라 하지 말고 내 것도 내놓고 보자.

‘바다울이’보다, ‘나루물결’보다 ‘밀물결’이 훨씬 낫다. 비가 많이 와서 강 밖으로 넘치는 붉은 황토물은 ‘시위’라고 한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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