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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3 13:33 수정 : 2005.01.23 13:33

여행은 언제나 흥분되고 즐겁다. 그러나 히말라야로 등반여행을 떠난다면 어떨까. "히말라야? 거기 너무 힘들고 위험하지 않을까?" 이런 말부터 튀어나오게 마련이다.

가수 서영은이 그런 히말라야에 간다. 그것도 장애인들과 함께.

"전화로 제의를 받고 안가면 안될 것 같아서 그 자리에서 가겠다고 했어요. 히말라야라는 곳이 계획해서 갈 수 있는 데도 아니고 장애우들과 같이 가는 좋은 일이라 흔쾌히 제의에 응했죠."

그는 이번 산행에 참가한 뇌성마비 장애인 신선애(22. 충북대 아동복지학과)씨의 멘토(후원자) 자격으로 산행에 참여한다. 이번 여행에서 서영은은 자신과 짝이 된 장애인의 손과 발이 되어 여행 기간 생사고락을 함께 하게 된다.

멘토 역할을 충실히 하려면 튼튼한 체력이 필수. 산행 경험이 많으면 더욱 좋다.

그는 "산행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물학과 출신"이라며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영은은 가톨릭대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전공의 특성상 산과 들로 채집여행을 많이 다녀 체력이 괜찮지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KBS희망원정대는 이번 산행에서 히말라야 안나프르나봉(8천91m) 3천193m 지점에 있는 푼힐전망대까지의 등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어떤 소원을 빌거냐고 물었다.

그는 "희망원정대에 뽑힌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라며 "우선 감사기도부터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에서 자신이 장애인들에게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갑자기 서영은이 전화를 통한 단 한번의 제안에 다른 스케줄을 취소하고 여행에 동참하겠다고 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저한테는 장애를 가진 이종 사촌동생이 있어요. 어릴 적에 같이 컸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 동생이 장애인이란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선천적으로 약간 다리를 저는데도 말이죠. 그저 함께 웃고 떠들고 놀았지 내가 도와줘야할 존재, 뭐 그런 쪽으로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친구도 그런 걸 바라지 않았구요."

서영은은 이런 경험 때문인지 장애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장애인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장애인들이 정상인들에게 느끼는 불만 중 하나는 자신들을 항상 도와줘야 하는 존재로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영은은 히말라야에서 콘서트를 열 생각이다. 산에서 하는 콘서트인 만큼 물론 거창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반주테이프만 가지고 가요. 히말라야의 날씨가 어떨지 몰라 콘서트를 열 수 있다고 장담은 못 하지만 꼭 하고 싶어요. 정말 꼭 하고 싶어요."

짙푸른 히말라야의 하늘 밑에 울려퍼질 서영은의 목소리는 어떤 느낌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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