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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7 18:49 수정 : 2005.01.27 18:49

“광화문 현판 교체, 왜 지금?”
“1995년 경복궁 복원계획 일부”

유홍준 문화재 청장이 대학 동창이자 친구인 김형오 한나라당 의원과 광화문 현판 교체를 놓고 서신논쟁을 벌였다. 26일 밤 김 의원이 ‘승자의 역사 파괴는 막아야 한다’며 재고를 주장하는 ‘공개 서한’을 보내자 유 청장은 27일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현판 교체는 경복궁 복원 계획의 일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답신을 공개했다.

먼저 김 의원은 편지에서 “유 청장이 대학 때부터 군사문화 잔재를 두드러기날 정도로 싫어한 것을 잘 안다”면서도 “왜 하필 이때냐, 또 왜 광화문과 관계 없는 정조의 글씨냐. 그런 ‘억지 현판’을 걸겠다는 발상은 별로 문화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유 청장은 이에 대해 “애정어린 비판을 해줘 고맙다”고 운을 뗀 뒤 “현판 교체는 1995년 세운 경복궁 복원계획에 들어 있는 것으로 2003년 공청회까지 거쳤으나, ‘뜨거운 감자’여서 미뤄왔던 것”이라며 “올해 광복 60돌 행사가 경복궁에서 열려 이를 시행하려 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정조 글씨안은 교체의 여러 대안들 가운데 하나”라며 “한석봉 집자, 추사체 집자안과 함께 3월 문화재위 합동회의에서 심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광화문의 상징성도 논쟁거리였다. 김 의원은 “광화문 현판은 30년 이상 서울의 문패 구실을 해온 게 사실이고 군정종식을 외친 와이에스(김영삼 전 대통령)조차 대표적 중심대로의 현판은 살려뒀다”며 “파격적, 혁명적이던 한글 현판을 원상 복구 아닌 정조 글씨로 집자해 ‘가짜 현판’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반역사적 발상이 아닌지 두렵다”고 비난했다. 유 청장은 “광화문은 조선왕조의 정궁인 경복궁 정문이자 얼굴”이라며 “복원을 책임진 청장으로서 마땅히 할 일, 결정해 놓고 미뤄온 일을 광복 60주년 행사장 관리인으로서 하고자 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한편, 유 청장은 일부 신문이 문제삼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조 비유 발언에 대해 “아부쟁이, 어용학자로 몰고 있으나, 진짜 개혁을 하려면 정조를 통해 배우라는 뜻으로 한 말”이라며 “뭐가 아쉬워 아부하느냐. 아부하려면 대통령이 잘해달라고 부탁해야지”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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