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31 22:23
수정 : 2019.11.01 10:50
문화재학계 26개 단체 반대성명 발표
고고학, 역사학, 미술사학 등 역사 문화재 분야의 26개 학술단체들이 경기 하남시 교산동 일대 고대, 중세 유적 일대에 추진중인 정부의 신도시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서를 31일 배포했다. 교산동 일대는 현재까지 60여곳의 발굴조사를 통해 토성(읍성), 통일신라~고려시대의 대규모 절터와 다수의 기와건물터, 물품 제작 공방과 관영 창고시설 등이 확인됐다. 학계는 국내 고대, 중세 도시유적의 보고로 이곳을 지목해왔다.
한국고고학회, 한국미술사학회 등 역사문화재 분야 학술단체들은 이번 공동성명서에서 “지정문화재와 매장문화재로 가득 찬 하남 교산지구에 3기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는데 강력히 반대하며, 국가 문화재 조사·보존 정책을 전면 수정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들은 “교산 지구가 백제 도읍터인 하남위례성으로 비정됐고,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에도 거대 도시가 형성됐던 곳”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현존 최대 철불이 나온 천왕사터와 광주향교 등 지역 전체에 유적 유물이 밀집해 있고, 최근까지 발굴조사로 거대한 중세도시의 면모가 드러난 상황에서 정부가 대형 국책 개발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4대강 사업 등에서 유적을 파괴하고 뒤엎은 과거 정권의 과오를 그대로 답습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신도시 추진 계획의 즉각적인 철회와 교산 지구 문화유산을 효율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방안 수립, 대규모 국책 개발 사업 추진시 문화재 보존대책을 철저히 세워 개발사업 계획에 적극 반영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즉각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한국고대사학회, 한국상고사학회, 백제학회, 한국사연구회,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등이 이름을 올렸다. 성명서를 낸 학술단체들 가운데 한국고고학회의 등의 일부 단체장들과 회원 연구자들은 11월1일 한국고고학전국대회가 열리는 충남대에 모여 공동성명서를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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