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25 16:20
수정 : 2019.11.26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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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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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3개 부문 3관왕
‘페이보릿 듀오·그룹-팝/록’ 비영어권 첫 수상
‘투어 오브 더 이어’도 선정
‘소셜 아티스트’상도 2년 연속 받아
“세계 주류 음악시장에 단단히 뿌리 내려”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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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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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음악 시장의 중심에 단단히 뿌리 내리다.’
방탄소년단이 ‘2019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3관왕을 달성하며 한국 대중 음악사에 또다시 한 획을 그었다.
방탄소년단은 24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씨어터에서 열린 ‘2019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시상식에서 ‘페이보릿 듀오·그룹-팝/록’(FAVORITE DUO OR GROUP-POP/ROCK) ‘투어 오브 더 이어’(TOUR OF THE YEAR)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등 3개 부문을 석권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이 시상식에서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수상이자, 후보에 오른 3개 부문 전부에서 수상한 놀라운 쾌거다.
이날 일본 팬 미팅 등의 스케줄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방탄소년단은 영상을 통해 전 세계 팬들에게 수상소감을 전했다. 멤버 알엠(RM)은 “6년 반 동안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우리의 많은 꿈이 현실로 이뤄졌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아미’(방탄소년단 팬) 여러분이다. 여러분의 사랑과 지지가 없었다면 이뤄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에도 이 시상식에서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부문 상을 받으며 한국 그룹 최초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올해는 주요 부문에서 2개의 상을 거머쥐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페이보릿 듀오·그룹-팝/록’ 부문에선 조나스 브라더스, 패닉!앳더디스코 등 세계적 팀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 1974년 만들어진 이 부문에선 과거 백스트리트 보이즈, 엔싱크, 블랙 아이드 피스, 마룬 파이브, 원 디렉션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수상한 바 있다. 비영어권 아티스트가 이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라 더 의미가 깊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전체 부문을 놓고 보면 2017년 대디 양키가 피처링한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루이스 폰시의 라틴팝 ‘데스파시토’가 ‘올해의 콜래버레이션’ 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팝/록 부문에서 비영어권 그룹이 수상한 것은 미국 대중문화의 일부인 라틴·히스패닉 계열 뮤지션뿐이었다”며 “심지어 듀오·그룹-팝/록 부문에서는 비영어권 아티스트의 수상은 방탄소년단이 최초다. 그래미 어워즈 다음가는 역사를 가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의 이번 수상은 역사적인 일이라 부를 만하다”고 평가했다.
방탄소년단은 2016년 새로 생긴 ‘투어 오브 더 이어’ 부문에서도 아리아나 그란데, 엘튼 존, 핑크, 에드 시런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부터 6개월 동안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 월드투어를 진행했으며, 10개 도시에서 20회 공연으로 102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투어 중엔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해외 가수 최초로 스타디움 공연을 해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월 방탄소년단은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도 ‘톱 듀오·그룹’상과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으며 전 세계 음악 시장에 그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비록 최근 발표한 제62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는 들지 못했지만,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2개에서 본상을 받았다는 것은 뜻깊다. 벽이 높은 미국 주류 음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핵심부에 안착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번 수상으로 전 세계 음악계는 방탄소년단에 대해 ‘10대가 좋아하는 아이돌 보이밴드’, ‘한순간의 일시적 현상’, ‘아시안 보이밴드의 급부상’ 정도를 넘어서는 평가를 하게 됐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방탄소년단에 미국 시장의 한 영역을 내준다는 암묵적인 동의라고도 해석할 수도 있다”며 “아시안, 그리고 보이그룹이 주요 음악 시상식에서 잇달아 상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브 컬처였던 케이팝이 메인 장르로 발돋움하는 초석을 탄탄하게 놓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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