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학술도서 납품 파행 일단락

교보문고-출판계 우수학술도서 납품가 합의

우수학술도서 납품 파행 사태가 타협으로 일단락됐다.

교보문고와 출판계는 3일 우수학술도서 납품가를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정가의 90%로 하되, 출판사들이 물류비용(배송비)의 일부를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는 대한민국학술원이 출판사들과 직접 계약을 맺어 정가의 90%에 우수학술도서를 납품받아 전국 대학 도서관에 보내왔으나, 올해에는 구매 및 배송 일괄 대행사로 선정된 교보문고가 납품가 인하를 추진하자 출판사들이 반발하며 납품을 거부해 왔다. (<한겨레> 11월21일치 22면)

출판사들이 물류비용을 일부 떠안은 이유는 학술원과 교보의 계약에 배송비용이 따로 책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학술원은 지난해까지 도서구매예산 33억원을 제외한 별도의 예산 1억원을 들여 배송업체를 선정해서 맡겨 왔는데, 올해 일괄 대행 체제로 바꾸면서 배송비용을 아예 책정하지 않았다. 납품가를 낮춰 물류비용 등을 감당하려던 교보는 결과적으로 배송비용만큼 손해를 보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출판사들이 권당 200원씩, 총액 약 2200만원가량의 배송비용을 나눠 부담하기로 타협한 것이다. 이는 전체 배송비용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이번 합의로 우수학술도서 납품은 이르면 이날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무책임한 탁상행정과 행정편의주의에 대해서는 아무도 사과하거나 책임지지 않았다. 이종필 대한민국학술원 학술진흥과장은 “출판사 등 여러 관련 주체들의 여건을 고려해서 내년에는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갈등과 잡음을 유발한 데 대해 유감 표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우수학술도서 사업은 학술진흥사업이지 출판사 지원 사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