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3 14:47
수정 : 2019.12.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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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에스>(SBS) <그것이 알고 싶다-고 김성재 사망사건 미스터리> 편.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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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지난 8월 이어 두번째 방송 불가 판단
연합회 “방송 못보는 시청자들 판단 기회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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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에스>(SBS) <그것이 알고 싶다-고 김성재 사망사건 미스터리> 편.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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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가 <그것이 알고 싶다>(SBS)의 ‘고 김성재 사망 사건 미스터리’ 편 방송을 불허한 데 대해 피디(PD)들이 “사법부의 제식구 감싸기”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피디연합회는 23일 성명을 내고 “재판부는 공공의 관심사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며 “재판부와 제작진이 상반된 입장을 밝히는 상황에서 정작 시청자들은 방송을 볼 수 없어서 판단 기회를 잃은 채 소외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또 “판결문 중 ‘(제작진의)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표현은 사법부의 오만과 독선을 드러낸 경솔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특히 “판결문은 ‘방송 내용의 가치가 신청인의 명예보다 우월하지 않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는데, 이는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일 뿐 실제로는 ‘사법부의 제 식구 감싸기’가 최우선 판단기준 아니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피디연합회는 김성재 사건의 수사와 재판에 대해서도 초동수사 부실과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용의자로 지목됐던 김성재의 전 여자친구 변호를 맡아서 1심 무기징역 판결을 뒤집고 무죄 판결을 이끌어 낸 사람이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이었던 점도 지적했다.
이어 피디연합회는 “그때와 수사기록이 똑같겠지만, 1995년 사건 발생 당시의 과학 수준으로 충분히 해명하지 못한 사인을 규명할 가능성이 있으니 지금의 첨단 과학 지식으로 다시 짚어보자는 제작진의 취지를 재판부는 받아들여야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반정우)는 김성재의 전 여자친구 쪽이 제기한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성재 편은 지난 8월3일에도 방영을 앞뒀다가 전 여자친구 쪽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불방된 바 있다.
남성 듀오 듀스 출신인 김성재는 지난 1995년 11월19일 솔로 데뷔 이튿날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용의자로 지목된 여자친구 김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재판은 끝났지만 2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은 풀리지 않았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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