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신파는예측 가능한 줄거리에 관객들에게 울음을 강요하며 결국 찜찜한 울음을 터뜨리게 하지만 '착한' 신파는 오히려 영화를 본 뒤 극장을 나설 때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힘이 있다.
25일 개봉하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이런 의미에서 '착한' 신파영화다.
영화는 '러브레터'의 '멍하게 만드는' 반전을 담고 있는 한편, '조제,호랑이 그리고물고기들'의 '속쓰리게 하는' 감동을 가지고 있다.
장마철의 물기를 머금은 녹색 톤의 화면 속에 펼쳐지는 이들의 뭉클한 사랑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이제 곧 찾아올 봄을 앞두고 연애의 설렘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멜로에 판타지를 버무리며 지루함과 예측가능함이라는 '흔한 멜로'의 악수를 피해나간다.
깔끔한 화면과 말끔한전개, 그리고 배우와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있다 보면 영화의 마지막, 예측하기 쉽지않지만 수긍이 가는 매력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1년 후 비의 계절에 돌아올게." 토스트를 만들며 출근을 준비하는 다쿠미(나카무라 시도우)와 여섯살 난 아들 유우지(다케이 쇼우)에게 이들의 부인이며 어머니인,그리고 1년 전 세상을 떠난 죽은 미오(다케우치 유코)의 이 말은 사실은 아니겠지만왠지 믿고 싶은 그런 종류의 약속이다.
아버지 다쿠미에게는 치료가 되지 않는 병이 있다.
대학생 시절 육상선수였던그는 무리한 훈련으로 병을 앓게 됐고 이후 "기름이 잘 돌지 않는 자동차"처럼 복잡하고 바쁜 생활을 못하게 됐다.
미오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은 그녀가 살았을 때행복하게 못해줬다는 아쉬움 탓도 크다.
아들은 자신때문에 엄마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출산 뒤건강이 악화됐다는 게 친척들이 무심코 던진 얘기. 엄마가 살아온다면 용서를 구하고 싶다.
이런 두 사람에게 기적은 어느날 거짓말처럼 벌어진다.
장마철이 막 시작될 무렵, 산책갔던 숲에서 미오가 나타난 것. 그녀는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는 상태다.
꿈이라기에는 너무나 생생한 현실에서, 부자는 그녀에게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며 다시찾아온 행복을 누리기 시작한다.
이들의 행복에는 두 가지 불안함이 있다.
비의 계절이 끝나면 미오가 돌아가게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하나며, 다른 하나는 타임캡슐에 보관하던 그녀의 일기장이갖는 심상치 않음이다.
자신의 일기장을 읽은 뒤 무언가 비밀을 알아버린 미오는 이후 이들과 이별할준비를 시작한다.
가을 일본에서 개봉해 현지에서 '대박'을 터뜨렸던 이 영화는 한국에서 일본 영화의 흥행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계기가 될 듯하다.
당시 10주 동안박스오피스 톱10에 오르며 '이마 아이' 붐을 일으켰으며 이 영화는 상반기의 히트작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함께 지난해 일본 영화계의 순애보' 붐을 이끌었다.
감독은 한일 합작 드라마 '프렌즈'의 일본측 연출을 맡았던 도이 노부히로. 여주인공 다케우치 유코는 일본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톱스타다.
'환생'에도출연한 바 있는 그녀는 국내 케이블TV에서도 방영 중인 '프라이드'에 기무라 다쿠야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수입사 동아수출공사는 롯데시네마 배급으로 150개 내외의 스크린 수 규모로 상영할 예정이다.
역대 일본 실사 영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인 '러브레터'(120만명)의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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