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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0 16:27 수정 : 2005.01.10 16:27

익숙한 듯 낯선 듯 쑥대밭 된 뉴욕

13일 개봉하는 〈월드 오브 투모로우〉는 익숙한 듯하면서도 매우 낯선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전투기와 거대한 로봇이 지축을 흔드는 격렬한 그림이 이어지지만 화면의 분위기는 꿈인 듯 술 취한 듯 몽환적이고 나른하다.

등장인물과 인물이 쓰는 소품들을 제외하고는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배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소프트웨어 기술자였던 케리 콘런 감독이 4년 동안 혼자서 작업했던 6분짜리 단편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할리우드의 실력자인 제작자 존 에브넷을 만나 주드 로, 귀네스 팰트로, 앤절리나 졸리 등 캐스팅만으로도 초호화판인 블록버스터 대작으로 완성됐다.

전쟁의 기운이 짙게 드리워진 1939년 뉴욕. 세계적으로 저명한 과학자 6명이 줄이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마지막 희생자인 과학자로부터 사건의 실마리를 얻은 기자 폴리(귀네스 팰트로)는 이 사건의 배후에 토튼코프라는 또 다른 과학자가 존재함을 알게 되고 옛 연인인 스카이 캡틴(주드 로)과 함께 토튼코프를 찾아나서게 된다. 이 와중에 뉴욕은 출처를 알 수 없는 거대 로봇 군단의 출현으로 쑥대밭이 된다.

과거와 미래를 하나의 비현실적 공간으로 엮어버리는 독특한 시각적 연출을 뺀다면 〈월드 오브 투모로우〉의 이야기 전개방식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야기들이 모자이크 된다.

많은 신인감독들처럼 케리 콘런 역시 어린 시절부터 만화와 텔레비전 에스에프 드라마, 대중 영화의 세례를 받고 자란 자신의 취향을 숨기지 않는다. 풍선 기구 같은 비행선 힌덴부르크호가 빌딩 꼭대기에 착륙하는 첫 장면은 1933년작 〈킹콩〉에서 받은 영감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폴리와 스카이캡틴이 아웅다웅 대사로 치고받으며 토튼코프의 은거지로 가는 여정은 30~40년대 전성기였던 스크루볼 코미디를 연상시킨다. 바꾸어 말하면 미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에게는 ‘발견’의 재미가 쏠쏠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뻔한 이야기처럼 보일 수도 있는 셈이다. 미국 개봉 때도 찬반의 평이 확연히 갈렸지만 첫주 흥행 1위에 오르면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수익을 거뒀다.

글 김은형 기자 사진 씨네와이즈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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