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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1 17:45 수정 : 2005.04.11 17:45

산 넘어 산이다. 전편에서 자신을 못마땅해 하는 여자친구 팸(테리 폴로) 아버지 때문에 온갖 수모를 겪었던 그렉(벤 스틸러). 다시 팸의 고집스러운 아버지 잭(로버트 드 니로)과 만나야 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한데 이번에는 대책없는 자신의 부모와 상견례를 추진해야 한다. 가까스로 백두산을 넘었는데 에베레스트산이 다시 눈 앞에 펼쳐지는 꼴이다.

귀한 딸 빼앗아가려는 남자를 못마땅해 하는 아버지의 심술과 학대로 일관했던 코미디 <미트 페어런츠>는 속편에서 집안 대 집안의 대결로 이야기를 펼친다. “경쟁과 승리가 오늘날의 미국을 일궜다”라고 생각하는 보수주의자 잭과 ‘넘치는 사랑과 풍요로운 섹스만이 세상을 구원한다’고 믿는 히피 출신의 자유분방한 버니(더스틴 호프만), 로즈(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부부가 만나자마자 고양이와 개처럼 으르렁거릴 건 불보듯 뻔한 이야기. 마침 이들이 키우는 고양이와 개의 다툼을 전초전 삼아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두 가족의 대화는 결국 육탄전까지 이르고, 나란히 감옥행까지 가게 되는 지경이 된다.

대부분의 속편처럼 <미트 페어런츠 2>는 전편의 후광에 힘입어 이야기를 정교하기 짜기 보다는 설정 하나로 밀고가는 영화다.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은 건 로버트 드 니로, 더스틴 호프만,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한가닥하는 중견배우들이 능청스럽고도 흐드러지게 펼치는 호연 때문이다. 1편보다 더 궂은 표정으로 심술이 뚝뚝 떨어지는 로버트 드 니로의 얼굴을 보는 것 만으로도, 부인의 가슴에 크림을 묻히고 낄낄거리는 주책스러운 아저씨 더스틴 호프만의 호들갑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아깝지 않다. 이들의 연기 속에 벤 스틸러의 코믹한 표정은 아예 기를 펴지 못할 정도다. 영화가 보여주는 건 극단적인 대비이기는 하지만 결혼을 앞둔 자녀 앞에서 기싸움을 벌이는 양부모들의 실랑이와 ‘뒷담화’는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현실적인 설정이기 때문에 더욱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도 있다. 15일 개봉.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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