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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개막작으로 상영된 <활>의 김기덕 감독(오른쪽)과 주연배우 전성환(왼쪽), 한여름. 손홍주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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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들 호평 이어져
칸에서도 김기덕 감독에 대한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김 감독은 베니스와 베를린영화제에는 이미 여러 차례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두 영화제에서 모두 감독상을 받았지만, 칸에는 올해 58회 영화제(5월11~22일)의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활>을 출품함으로써 첫 발을 내디뎠다. 현지 시각으로 12~14일 발행된 현지 매체들의 <활>에 대한 리뷰는 대체로 호평이다. 영화제 주요 데일리 중 하나인 <헐리우드 리포터>는 12일에 나온 2호 데일리에 넓은 지면을 할애해 김 감독 인터뷰를 실었고, 4호(14일)에는 김 감독이 “상징과 원형을 통해 이야기를 말한다”는 평을 실었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역시 김 감독을 “재능있고 생산적인 한국 감독”이라고 표현했다. <리베라시옹>처럼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작가이지만, 또한 가장 과대 평가받는 감독 중 하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주인공이 다루는 무기로서의 활과, 악기로서의 활이 지닌 양면에 관심을 보이는 평들도 많았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있은 <활>의 기자 상영회 때도, 길게 줄을 섰던 각국의 기자들은 만석으로 닫히는 문을 보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작은 규모의 소극장이었지만 베니스와 베를린에서 감독상을 타며 주가를 올린 김 감독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일반관객까지 대상으로 하는 12일 공식 상영 역시 대규모 상영관의 좌석은 꽉 찼고, 계단에 앉아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상당수 눈에 띠었다. 영화 상영 직전 한여름, 전성환 두 배우와 함께 무대에 오른 김 감독은 “세상에는 이런 영화도 있습니다”라며 짧은 영화소개를 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호응을 보냈고 <활>은 영화제 초반 화제작 중 하나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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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언론시사회 없이 지난 12일부터 서울 강남 씨너스G 극장과 부산극장에서 개봉한 <활>은 60대 할아버지(전성환)와 10대 소녀(한여름)와의 기묘한 사랑을 그린다. 7살 소녀를 주워와 자신의 배에서 10년 가까이 키워온 할아버지는 소녀가 17살 생일을 맞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그날 소녀와 결혼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젊은 낚시꾼(서지석)이 배로 들어오면서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한다. 할아버지밖에 모르던 소녀는 청년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고, 동시에 할아버지와의 관계는 꼬여만 간다. 김기덕 식의 강렬한 영상에 해금 연주를 곁들이며 좁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좇는다.
칸/정한석 <씨네21> 기자,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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