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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4 22:50 수정 : 2005.01.24 22:50

10ㆍ26 사건을 다룬 영화로 논란을 빚어온 `그때 그 사람들'(제작 MK픽쳐스ㆍ감독 임상수ㆍ2월 3일 개봉)이 24일 밤 서울 용산CGV에서 시사회를 갖고 기자와 영화인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다.

뚜껑을 연 이 영화는 제작사의 얘기와는 달리 김재규라는 실명이 등장하고, `다카기 마사오'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일본식 이름이 나오며, 박근혜 한나라당 총재의당시 모습을 비추는 등 10ㆍ26 사태의 `그 사람들'이 실제로 공개된다.

중반 이후까지 줄곧 현실과 비슷하면서도 같지는 않은 인물들을 보여주던 영화는 후반부 "김재규가 그랬대요"라는 장관들의 말에서 백윤식이 맡은 김 부장이 김재규였던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또 엔딩 크레딧(종료 자막)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의 실제 음성이 흘러나오며 동시에 박 대통령의 장례식 모습에서 소복을 입은 박근혜 총재의 모습도 보여준다.

이밖에 내레이션에서도 "박정희가 총에 맞아 죽었다"는 표현을 담고 있다.

한편 논란이 됐던 부분 중 일본과 관련된 것은 소문이 대부분 맞아 떨어진다.

영화 속 `각하'의 입에서는 "엔카 잘부르는 애를 불러달라"(궁정동 술자리를 마련하라며), "독하다 맥주 좀 시켜줘라"(술자리에 합석한 대학생에게 약한 술을 주라며)등의 말이 일본어로 흘러나오며 그날의 술자리에서도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는 주로일본 노래다.

하지만 일본어를 사용하는 부분은 `각하'뿐 아니라 각하를 쏜 `김실장'을 비롯해 비서실장 등 주변 인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각하'의 여자관계를 암시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영화 도입부는 젖가슴을 드러낸 수영복 차림의 여자들이 풀장에서 물장난을 치는 장면. 초반에는 대통령의 성관계를 암시하며 "그 어른 참 대단하세요"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으며 연회자리에서도옆에서 시중을 드는 `대학생 가수'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엔카를 듣기도 한다.

이밖에 "만주 군관학교에서 참 세게 맞았다"는 대통령의 대사도 들어 있으며 "(데모하는) 만 명을 탱크로 쓸어버리자"는 경호실장의 말도 총이 발사되기 전에 흘러나온다.

이 영화는 최근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 씨가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며 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씨가 문제삼은 대목들이 실제와 부합하는지, 아니면 실제 여부와 관계없이 생존자나 유가족 등의 명예를 훼손할지의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영화가 띠고있는 기본 어투는 사실의 재현 혹은 당시 인물들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에 있지는 않아보인다.

영화의 전반적인 톤은 임상수 감독이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쿨'한 톤과 비슷하다.

특히 영화 전반을 흐르는 정서는 정공으로 무언가를 공격하기보다는 그 시대를 뭉뚱그려 비꼬는 듯한 전형적인 블랙코미디의 느낌과 비슷하다.

"`뜬금없게도' 박정희는 총에 맞았습니다"라는 가벼운 톤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영화는 "저는 쿨한 년이거든요" 같은 구어체의 대사와 욕설을 담고 있다.

`각하'도 강아지를 안고 쓰다듬는 등 엉뚱하게도 권위에서 벗어난 인물이며 멀쩡하게 생긴경호원은 계단을 내려오다 우스꽝스럽게 넘어진다.

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상수 감독은 일본어 대사에 대해 "영화전체의 맥락에서 벗어나는 부분적인 것"이라며 "그 정도의 연령대에서는 (일본어를)자연스럽게 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색에 관한 부분이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초반 수영장 장면은박정희의 여색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아니라 의전과장(한석규)의 업무를 보는 인물이짜증내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사회에는 열린우리당 이인영, 정청래, 김재홍 의원, 한나라당 이계진, 한선교 의원, 민주당 손봉숙 의원 등의 정치인과 녹색연합, 민주언론운동 시민연합, 문화연대, 전교조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상영관 앞에서는 영화 상영을 반대하는 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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