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맞아 한국 텐트폴 영화 개봉
1년 중 최대 성수기라는 여름 시장을 앞두고 제작비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한국 텐트폴 영화(주력 영화)가 관객 사냥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시작으로 <알라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라이온킹>까지 디즈니 광풍이 몰아친 가운데 한국 영화가 여름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주 언론 시사를 통해 먼저 출사표를 던진 송강호·박해일 주연의 사극 <나랏말싸미>와 조정석·윤아 주연의 코믹액션 <엑시트>를 비교해 소개한다.
영화 <나랏말싸미>의 한 장면.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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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갈등하는 인간적인 세종대왕
한글 창제 조력자 신미스님 그려
시원한 재미보단 진중함에 초점
소현황후 역 고 전미선 배우 유작 이순신 장군과 함께 존경하는 역사적 위인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는 세종대왕. 영화 <나랏말싸미>(24일 개봉)는 ‘백성을 사랑하는 어질고 현명한 임금이자 한글 창제라는 위대한 과업을 남긴 군주’라는 그간의 박제된 세종의 이미지와는 달리 끝없이 고뇌하고 갈등하는 인간적 존재로 그려낸다. 영화 속 세종(송강호)은 왕권에 맞서 ‘유신들의 나라’를 세우려는 사대부들의 거센 견제에 시달리며 괴로워하고, 역적 심온의 딸로 가문이 몰락한 아내 소현황후(전미선)를 마음 놓고 감싸주지 못해 슬퍼한다. 그가 유신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택한 방편은 ‘지식의 독점’을 깨트려 백성 누구나가 원하는 바를 읽고 쓸 수 있도록 하는 ‘쉬운 문자’를 만드는 것이었다. 영화는 여기에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글 창제의 뒷 이야기’를 덧입힌다. 한글 창제의 뒤에는 집현전 학자들이 아닌 불교계, 그중에서도 신미(박해일)라는 스님의 결정적 도움이 있었다는 ‘야사’가 바로 그것이다.
영화 <나랏말싸미>의 한 장면.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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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시트>의 한 장면. 씨제이이앤엠(CJ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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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테러 대재난 상황 탈출기
영웅·CG없는 현실적 긴장감 조성
리드미컬하고 찰진 코믹연기에
‘보통 사람의 평범한 선함’ 녹여내 영웅도 없다. 과도한 신파와 어색한 씨지(CG)도 없다. 하지만 시종일관 짠한 웃음과 빵 터지는 유쾌함이 흐른다. 영화 <엑시트>(31일 개봉)는 테러로 인한 유독가스가 뒤덮인 도심을 탈출하려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그의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윤아)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다. 졸업 뒤 수년째 백수로 놀고 있는 백수 용남과 팍팍한 직장생활에 찌든 의주는 대학 산악부 동아리 선후배 관계다. 용남이 한때 짝사랑 했던 의주가 일하는 연회장에서 어머니(고두심)의 고희 축하연을 열게 되면서 둘이 재회하지만, 갑작스럽게 발생한 유독가스 테러로 온 도심은 아수라장이 된다. 건물 구석구석 번지는 유독가스를 피해 옥상으로 대피하려다 고립된 용남의 가족들과 의주. 대재난의 상황 속에서 둘은 산악부에서 갈고 닦은 ‘기술’을 이용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탈출을 도모한다.
영화 <엑시트>의 한 장면. 씨제이이앤엠(CJ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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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시트>의 한 장면. 씨제이이앤엠(CJ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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