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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8 15:38 수정 : 2019.12.09 16:54

천만 관객을 넘긴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전편보다 29일이나 빠른 속도
한편에선 스크린 독과점 비판
올해 다섯번째 첫만 영화 탄생
‘중박’ 영화 축소에 양극화 우려도

천만 관객을 넘긴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개봉 17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로써 올해는 사상 최초로 5편의 천만 영화가 나온 해로 기록됐다. 한편에선 스크린 독과점 논란과 영화 시장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겨울왕국2>는 전날인 7일 오후 2시40분께 누적 관객 수 1000만2577명을 기록했다. 2014년 개봉한 전편 <겨울왕국>이 최종 1029만6101명의 관객을 모은 바 있어, ‘겨울왕국’ 시리즈는 ‘쌍천만 애니메이션’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겨울왕국2>는 8일 전편 관객 수를 넘어섰다. 한국영화 대작들이 잇따라 개봉하는 이달 중순까지 별다른 경쟁작이 없어 <겨울왕국2>의 흥행 독주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겨울왕국2>는 전편의 후광에 힘입어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아이를 포함한 가족 관객이 대거 몰린 것도 흥행 돌풍의 원동력 중 하나다. 씨지브이(CGV) 관객 분석 자료를 보면, 개봉일인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5일까지 <겨울왕국2> 관객 중 40대(33.9%)의 비중이 가장 컸다. 보통은 20~30대의 비중이 크다. 40대가 아이들 티켓까지 함께 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화를 보고 또 보는 엔(n)차 관람 비중은 6.5%나 됐다. 다른 상위 10편 영화의 엔차 관람 비중(1.6%)은 물론이고 전편의 엔차 관람 비중(4.7%)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포디엑스(4DX) 상영관의 인기가 뜨거워, 개봉 13일 만인 지난 3일 벌써 30만 관객을 돌파했다.

<겨울왕국 2>의 크리스 벅·제니퍼 리 감독이 천만 관객 돌파에 대해 한국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영상을 보내왔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의 열풍에 힘입어 관련 굿즈와 오에스티(OST)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극장에선 주인공 엘사와 안나 드레스를 입고 영화를 보러 온 아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관련 굿즈를 파는 코너와 포토존도 연일 북적댄다. 폭발적인 인기를 끈 전편의 주제가 ‘렛 잇 고’의 뒤를 이어 이번에도 엘사의 주제가 ‘인투 디 언노운’이 멜론 종합차트 2위까지 오르는 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싱얼롱 버전’ 상영도 시작할 예정이다.

흥행 광풍의 이면에선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겨울왕국2>는 개봉 첫날 2343개 스크린에서 1만2998회 상영됐다. 스크린 점유율은 39.7%, 상영 점유율은 63%였다. 전편보다 천만 돌파 시점을 무려 29일이나 앞당길 수 있었던 데는 많은 스크린을 차지한 것도 한몫했다. 이에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 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1일 배급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를 독점 금지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천만 관객을 넘긴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겨울왕국2>는 올해 국내 개봉작 중 다섯번째 천만 영화다. 앞서 <극한 직업>(1626만5494명),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4604명), <알라딘>(1255만1956명), <기생충>(1008만4566명)이 천만을 넘겼다. 처음으로 한해에 천만 영화가 5편이나 나온 걸 반기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한편에선 영화 시장 양극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만 이상 영화는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200만 이상 영화는 천만 영화 5편을 포함해 모두 25편이다. 2018년 34편, 2017년 36편, 2016년 33편에 견주면 차이가 크다. 흥행 ‘대박’ 영화는 늘어난 데 반해, 허리층에 해당하는 ‘중박’ 영화는 줄어든 것이다. 오히려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각종 수상 기록을 세우며 14만 관객을 넘긴 <벌새>, 입소문을 타고 10만 관객을 돌파한 <윤희에게> 등 독립영화들의 선전이 눈길을 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천만 영화가 많은 스크린을 차지하면서 다른 영화들이 상영 기회를 제대로 못 얻은데다 <타짜: 원 아이드 잭> <사자>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나랏말싸미> 등 기대작들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탓도 있다. 탄탄하게 허리를 받쳐줘야 할 영화들이 줄었다는 건 국내 영화 시장의 위기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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