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13 22:51
수정 : 2005.07.13 22:52
“관객 감동이 연주자의 행복”
“우리 학생들이 공부 때문에 문화체험 기회가 거의 없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학교를 찾아가서 학생들에게 가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장르의 음악이 있다는 것을 연주로 들려주고, 간접적인 문화체험도 맛보게 하려고 합니다.”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포 뮤지션 ‘오리엔탱고’가 고국을 방문해 지난 6월13일부터 7월19일까지 전국 10개교를 찾아가는 스쿨콘서트를 벌이고 있다.
13일 분당 수내고에서 연주회를 연 바이올리니스트 서니(본명 성경선·28·?5n사진 오른쪽)씨는 “학생들에게 음악이 전혀 생활과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지루하지만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일부러 객석에 내려가 연주하기도 한다”면서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표정에서 음악의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이민 1.5세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서니씨와 남성 피아니스트 지니(정진희·28)씨로 이뤄진 듀오 ‘오리엔탱고’는 200년 7월 동양인 최초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국립음악홀 연주에서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작품 연주로 피아졸라의 미망인 라우라 에스칼라다를 울리기도 했다.
현재 동양인 최초로 부에노스 아이레스시 공식 탱고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현지에서 양로원이나 교도소 방문 콘서트를 벌여왔으며, 지난해에는 한국을 방문해 1월 독거노인돕기 자선콘서트를 비롯해 6월 인천 수녀원 방문 콘서트, 7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콘서트 등 소외층을 위한 연주회를 10여 차례 열었다.
“2002년 아르헨티나의 시각장애인 수녀원 방문공연을 마친 뒤 한 할머니가 찾아와 ‘평생 가까이서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이렇게 찾아와 음악을 들려주어서 고맙습니다. 하늘이 주신 선물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아팠어요, 그때부터 틈만 나면 소외층을 찾아가서 음악을 들려주려고 노력해왔어요.”
피아니스트 지니(정진희·28)씨는 “지난해 7월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 민요 연주를 듣고 일어서서 어깨춤을 추더라”고 전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을 때 연주자로서의 행복감과 진정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동안 탱고 연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요와 동요를 월드뮤직 스타일로 편곡해 국내외 연주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오는 24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네번째 공식 콘서트 ‘탱고 페스타’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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