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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7 09:38 수정 : 2005.07.17 11:23

한국 출신 뮤지컬배우인 최은실씨가 일본으로 건너간지 1년 8개월만에 최고의 뮤지컬극단인 ‘시키‘(四季)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 여주인공 ‘크리스틴‘역을 거머쥐고 지난 14일 첫 무대에 올랐다. (도쿄=연합뉴스)

"떨리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완벽하게 하고 싶습니다"

한국의 한 무명 뮤지컬배우가 일본으로 건너간지 1년 8개월만에 최고의 뮤지컬극단인 '시키'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 여주인공 '크리스틴'역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주인공은 최은실(28)씨.

최씨는 지난 14일 도쿄 도심 시오도메에 위치한 시키 전용공연장에서 열린 '오페라의 유령'에서 첫 무대에 여주인공 '크리스틴'으로 변신, 멋진 춤과 노래를 선보여 1. 2층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 1천200여명의 갈채를 받았다.

아시아 최대 연극기업인 '시키'가 '캣츠'와 함께 롱런작으로 내세우는 '오페라의 유령'에서 한국 배우는 물론 일본인이 아닌 외국 배우가 '크리스틴'역을 맡은 것은 최초의 일이다.

'시키'가 20여년 전부터 줄곧 대표작으로 내건 이 작품은 후쿠오카 장기공연을 마치고 지난 1월부터 도쿄 공연을 시작했다. 최씨는 도쿄 공연에서 2번째 '크리스틴'으로 발탁돼 14일 첫 무대에 선 것. 한주 엿새 공연의 강행군인 도쿄 공연은 3개월간 예약이 매진됐을 정도로 성황이다.

특히 최씨가 첫 무대에 선 날은 극단 시키의 창립 52주년이어서 의미가 더욱 각별했다. 이는 극단측의 배려이다.

연합뉴스는 이날 첫 공연을 마친 최씨를 만났다.

"지난 4월쯤 아사리 게이타 예술총감독이 느닷없이 '오페라의 유령' 타이틀곡의 하나인 'Think of me'를 연습하라고 하셨어요. 맹연습을 했고 테스트를 받았는데 3주 전쯤 공연을 준비하라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지난 2003년 11월 도쿄 오디션을 통해 '시키'에 입단한 최씨는 당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코러스로 무대에 서다 '오페라의 유령' 코러스로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았다. 최씨와 같은 신인에게 최고 작품의 주인공역이 주어진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시키'의 시니어치프인 장혁진씨는 "상대 남자배우들은 물론 아사리 총감독도 최씨가 '시키' 최고의 목소리를 가진 배우라고 칭찬이 자자하다"며 뛰어난 노래솜씨가 발탁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성악을 전공한 최씨는 '명성황후'의 앙상블로 무대에 서고 있었다. 평소 선망해왔던 '시키'의 오디션 소식을 듣고 짬을 내 도쿄로 날아와 응했고 당당히 합격했다.

"'시키'의 훈련 시스템이 마음에 들어서 지원했습니다. 춤과 노래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었는데 한국은 아직까지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요. 와서 해보니 좀더 노력하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인공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어떤 역이든 열심히 하자고 마음 먹었어요"

'시키'의 배우와 직원은 1천여명. 640여명의 배우들은 아침 9시30분까지 요코하마 연습장으로 나와 발레와 재즈댄스, 발성, 호흡 등을 연습한다. 외국인의 경우 별도의 일본어 수업을 받아야 한다. 꽉 짜여진 스케줄이다.

최씨의 경우 노래와 춤, 연기에서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냈으며 '언어 장벽'도 각고의 노력으로 극복했다.

최씨는 "'오페라의 유령' 상대역을 맡은 남자배우들을 비롯한 동료들과 일하면서 무척 행복했다"며 "마음에서 우러나는 그들의 격려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페라의 유령'을 몇천번 더 불러야 할지 모릅니다. 완벽하게 해야한다는 불안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씨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시키'는 공연위원장과 댄스캡의 일일평가, 관객들의 '200자 코멘트' 등 각종 평가를 통해 주연배우의 실력을 꾸준히 점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평가가 좋지 않으면 주인공역에서 중도 탈락한다. 최씨가 '크리스틴'을 롱런할지는 오로지 자신의 노력에 달렸다.

http://blog.yonhapnews.co.kr/shi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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