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21 20:08
수정 : 2005.08.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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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랐던 창작 오페라 <아, 고구려 고구려>의 한 장면. 평양에서는 초연 때와 달리 재편곡된 곡으로 더 나아진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봉화예술극장 환경에 맞춰 무대도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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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작품 ‘아 고구려’ 31일 평양 무대에
남한의 오페라가 사상 처음으로 북한에 소개될 예정이다. 무대는 남북이 함께 제작한다. 오는 31일 오후 5시, 평양의 봉화예술극장(2천석) 무대에 오르는 창작 오페라 <아, 고구려 고구려>다.
남북한이 함께 준비하는 오페라가 북한 관객과 만나는 건 처음이다. 북한식 오페라라 할 수 있는 가극이 있긴 하지만 정통 오페라가 북에 소개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북쪽의 거문고 연주단, 검무단의 오프닝 행사로 막이 오를 참이다.
<…고구려>는 지난 3월30일부터 4월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초연했던 뉴서울오페라단(홍지원 단장)의 창작품이다. 홍 단장은 “지난 7월말 북한에서 우리 오페라를 공연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고구려>는 민족사의 영역을 넓힌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사랑, 용맹 따위를 다룬 작품이다. 고증된 역사를 바탕으로 그의 일대기를 그리되 고국원왕 시절 태자 담덕(미래의 광개토대왕)이 흠모하는 ‘다주’라는 여인을 새로 넣어 극의 긴장을 더한다.
당대의 의상, 벽화 등을 무대에 옮기고 4~5세기의 시대 감성을 되살리는데 역점을 두면서 1년4개월 동안 20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평양 공연이 추진된 건 올 봄부터다. 북쪽에선 민족화해협의회가 협상을 도맡았다. 본래 6·15 행사에 맞췄는데, 남북 관계에 영향을 받다 6월 남북 장관급 회담을 전후로 급물살 타며 결실을 보았다.
이를 위해 꾸려진 ‘민족 오페라 아고구려 남북공동평양공연 추진위원회’의 관계자는 “이번 공연을 하면서 남북의 연출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무 협의를 해, 내년 남쪽에서의 남북 합작공연을 추진하기로 이미 합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작품 내용, 남북의 공동 배역·안무까지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민식 무대감독 등 10명의 선발대가 무대를 설치하기 위해 이번 주에 출발한다. 서울 공연을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가 이미 북쪽에 건네진 상태다. 100명의 공연단과 50명의 참관단 등은 오는 29일 서해 직항로를 지나 순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북 인사들이 함께 30, 31일 강서고분 등 북한에 있는 고구려 유적지도 둘러볼 계획이다.
광개토왕 역을 맡은 바리톤 우주호, 비련의 연인 다주 역의 소프라노 김향란, 지평 역을 맡은 테너 엄성화, 고국원왕이 되는 베이스 변승욱씨가 평양 무대에 선다. 최선용씨가 서울 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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