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07 16:32
수정 : 2005.09.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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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공연해도 무대는 새로워요” 김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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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공연해도 무대는 새로워요”
“이건 내가 아니야. 정말 뭐 하나 만나지 못하고 휘청거리고 비틀거리며 여기까지 온 거야. …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었는데 이게 내 인생의 전부란 말인가? 정말… 정말로?”
사람과 삶에 찌달려 망가질 대로 망가진 30대의 한 창녀가 있다.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었지만 “여자가 공부해서 무엇하느냐”는 군인 출신 아버지의 편견으로 꿈을 접어야 했고, 첫사랑에 실패했으며 결혼 생활의 종말로 인해 마침내 몸파는 여자가 되고 말았다. 그는 어린 시절의 친구를 찾아다니며 성차별, 성폭력, 낙태, 정신병원 수용과 탈출 등 남성들의 착취와 폭력 때문에 철저하게 파괴당한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듯 들려준다.
1990년대 최고의 화제를 모았던 모노드라마 <로젤>이 오는 16일부터 11월13일까지 서울 학동사거리 우림청담씨어터에서 다시 무대에 오른다. 독일 작가인 해롤드 뮐러 원작으로 90년 12월 여배우 김지숙(49·극단 전설 대표)씨가 초연한 뒤로 지금까지 3100여회 공연에 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기록했던 그의 분신 같은 작품이다. 이번에도 역시 그가 출연하고 연출까지 맡는다.
그는 ”10년 넘게 공연을 하지만 언제나 무대에 설 때마다 새로운 로젤로 관객을 만나려고 한다”면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977년 현대극단에 입단하면서 배우의 길을 걸어온 김지숙씨는 연기생활 외에도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 기초예술연대 상임집행위 공동위원장, 아시아문화네트워크 공동대표, 성균관대 예술학부 겸임교수 등을 맡고 있다. (02)569-0696.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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