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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2 17:20 수정 : 2005.10.13 15:27

‘한국판 우드스탁’ 광명음악밸리

광명음악밸리축제가 한창인 지난 8일 광명시민운동장은 밤 11시30분이 되도록 붐볐다. ‘인디뮤직 10년사’라는 이름으로 6시간 동안 10여개 밴드 공연이 줄이었는데 관객은 좀처럼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광폭한 하드코어부터 잔잔한 포크까지 갖가지 음악을 운동복 차림의 중장년부터 교복을 걸친 청소년까지 두루 맛봤다.

오후 6시께 복고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 밴드 ‘몽구스’가 “춤추지 않는 당신은 21세기 마지막 몬스터”라고 ‘도발’하자 한 청년은 무대 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열기가 관객석으로 전도되기엔 아직 일렀다. 전자 첼로 선율을 타며 밴드 ‘카프카’가 일렉트로닉 색깔을 펼칠 때만 해도 무대 앞쪽만 술렁거렸다.

해가 기울면서 객석의 열기는 오르기 시작했다. 무대 앞엔 방방 뛰는 무리들이 진을 쳤다. 2천여석 객석도 거의 찼다. 모던록 밴드 ‘슬로우 준’의 연주가 달릴 즈음 여중생 5명은 “시험 스트레스 확 풀린다”며 신바람을 냈다. 어린 아이를 어깨에 태운 부모들도 한자리씩 차지했다.

모인 관객 쫓을까 겁나도록 센 하드코어를 쏟아내는 ‘49몰핀스’, ‘바세린’의 공연이 이어질 때도 관객은 몸집을 불려갔다. 무대 앞 청춘 몇 명은 윗옷을 벗어던지고 머리를 흔들어댔다. 중3 여학생은 “속이 후련하다”고 했고, 같이 온 어머니는 “뭔지 모르지만 조금만 젊었어도 같이 뛰겠다”고 거들었다. 멀뚱한 표정으로 팔짱 낀 사람들도 물론 있었다. “우리 나이엔 좀 안 맞네요.”(김석영·50) “축제인데 모르는 거면 어때요. 좋아요.”(박정신·48)

이장혁의 애잔한 기타 선율로 여운을 남겨두기 무섭게 ‘마이 앤트 메리’, ‘허클베리핀’이 여흥의 군불을 지폈다. 관객 20여명은 모르건 알건 앞 사람 어깨에 손을 얹고 ‘기차 놀이’를 하며 객석을 누볐다. ‘델리스파이스’가 ‘차우차우’를 부르며 이날 무대의 막바지를 알리자 유은주(46)·이성용(47) 부부는 아쉬워했다. “한점도 통속적이지 않은 ‘허클베리핀’을 좋아해요. 그래서 원주에서 왔어요. 이런 공연 보면 힘이 나잖아요.”

이에 앞서 7일엔 포크 음악 공동체 ‘하나뮤직’의 조동진·조동익·장필순의 무대가 축제의 막을 열었다. 대중음악 창작자들을 조명한다는 취지에 걸맞게 한대수·이병우·이상은·이승열씨의 공연이 뒤를 이었다. 열기의 바통은 9일 열린 ‘민중음악 30년사’로 넘어갔다. 시민운동장 외 4곳에서는 인디음반사들의 개성이 주인공이었다. 박준흠 예술감독은 “시민운동장에 모인 사람들만 5만여명 정도”라며 “좋은 노래는 처음 듣는 사람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엔 한·영·미·일 인디 음반사들의 교류를 주제로 꾸려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축제는 오는 20·30일 밤 10시30분 교육방송에서 방송된다.

글 김소민 기자 사진 광명음악밸리축제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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