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4.10 16:10
수정 : 2017.04.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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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그리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에 나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이 7일 오후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스튜디오에서 1674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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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바이올린소나타 전곡 연주
‘12년 친구’ 김다솔과 협연무대
안정환 보며 축구선수 꿈꾸다
이성주 교수 만나 연주자 길로
“얀손스와 협연이 어릴때부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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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그리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에 나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이 7일 오후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스튜디오에서 1674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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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27)의 연주는 화려하고 드라마틱하다. 게다가 잘생겼(다고들 한)다. 아버지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71·서울대 교수)을 좋아했다. 마침 돌림자가 ‘욱’이기도 해서 이름을 김영욱이라 지었다. 첫 선물도 ‘애기 바이올린’이었다. 하지만 ‘소년 김영욱’은 ‘테리우스’ 안정환처럼 축구선수가 되고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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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 바이올린을 든 ‘아기 김영욱’. 김영욱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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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때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예비학교에 들어갔을 때도 공 차는 게 더 좋았다. 그런 김영욱의 손을 잡아준 게 이성주 한예종 교수였다. 연습을 게을리했을 때는 어김없이 따끔한 호통이 떨어졌다. 그때 한예종에서 만난 친구가 같은 부산 출신 동갑내기 피아니스트 김다솔이다. 2012년 둘은 처음으로 듀오 콘서트를 열었다.
오는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아이비케이(IBK)챔버홀에서 둘은 ‘그리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연주한다. 지난 7일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안 카페에서 김영욱을 만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으로 활동중인 그는 2011년 베오그라드 청소년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등 세계무대에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은 따뜻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할까요. 다솔이하고는 생각과 해석이 비슷해 어떻게 하자는 말보다는 연주를 같이 해보면 방향이 딱 나옵니다.” 이번 연주에서는 1·2·3번 모두 들려준다. 흔치 않은 기회다. “보통은 3번을 많이 연주하는데, 1번과 2번도 마찬가지로 아름답습니다. 그리그의 음악인생이 바이올린 소나타의 초기, 중기를 거치며 어떻게 변해왔는지도 함께 감상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영욱과 김다솔은 2012년 첫 듀오 콘서트에서 슈베르트와 브람스 등 독일 작곡가, 2014년 두번째에선 라벨, 드뷔시, 프로코피예프 등 프랑스·러시아 작곡가, 올해엔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를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이런 걸 하면 어때” 하고 하나가 물으면 자연스레 다른 하나가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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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목프로덕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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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노부스 콰르텟이라는 실내악팀, 친구와 듀오팀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지만 오케스트라 협연에도 늘 관심을 두고 있다.
“(하고 싶은 건) 먼저 코른골트의 바이올린협주곡입니다. 클래식 위주의 작곡가가 아니라 영화음악을 많이 했던 분으로 현대적이고 선율미가 뛰어납니다. 다음으로는 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 마단조 대신 라단조예요. 초기작으로 우리나라에서 거의 연주되지 않는데 유럽에선 자주 무대에 오르는 명곡입니다. 물론 이성주 선생님도 제가 가장 잘하는 곡으로 꼽으셨지만, 제가 자주 연주하고 좋아하는 곡은 바로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협주곡 1번이지요.”
독일 뮌헨에 살다보니 유럽 오케스트라를 접할 기회가 많다. “어릴 때부터 마리스 얀손스가 지휘하는 걸 많이 봤고, 장영주가 얀손스가 지휘하는 베를린필과 협연하는 실황앨범을 들으며 나도 언젠가 저런 무대에 서겠다는 꿈을 가졌어요.” 당장은 오는 11월 대구 콘서트하우스에서 폴란드 크라쿠프 오케스트라와 비에니아프스키 바이올린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김영욱은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팬이다. 생중계를 접할 짬이 나면 레알 마드리드 경기를 본다. 27살의 혈기 왕성한 청년은 여전히 공을 차고 싶지만, 함께 뛸 친구들도 없고 시간도 부족해 늘 ‘마음속의 축구장’을 달릴 뿐이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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