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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8.09 19:13 수정 : 2017.08.09 21:37

해남 땅끝마을에서 ‘고마운 호박전’을 열고 있는 자연주의 중견화가 안혜경씨. 행촌문화재단 제공

‘자연주의 화가’ 안혜경 작가
‘해남 붉은 땅, 고마운 호박’
땅끝마을서 유쾌한 이색전시

해남 땅끝마을에서 ‘고마운 호박전’을 열고 있는 자연주의 중견화가 안혜경씨. 행촌문화재단 제공
‘자연주의 화가’ 안혜경씨가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호박 그림과 호박 음식을 아우른 유쾌한 전시를 열고 있다.

안씨는 오는 15일까지 한달 동안 전남 해남군 송지면 통호리 땅끝조각공원 내 ‘ㄱ미술관’에서 ‘해남 붉은 땅, 고마운 호박’을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다. 100호가 넘는 ‘호박이 숨어 있다’, ‘바닷가 밭에 호박을 심는다’, ‘가을바람이 분다’, ‘호박은 바다를 좋아해’ 등을 비롯해 다양한 호박 그림 30여점을 선보였다. “호박은 보기에도 아름답고 편안하지만, 직접 가꾸고 요리하면서 엄청난 생명력과 다양한 쓰임새에 경이로움을 느꼈어요. 이 영감을 화폭에 옮겨보고 싶었어요.”

지난 6일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부드러운 필치로 둥글둥글하고 넓적넓적한 호박들을 묘사했다. 화면을 가득 채운 붉고 노란 호박들은 화려하고 따뜻하다. 야생 고라니와 양치기 개가 호박 그늘에서 함께 낮잠을 즐기는 정경은 한가롭다. 반면 호박밭을 마구 헤집는 바람을 순간적으로 포착한 장면은 강렬하고 역동적이다.

충남 공주에 사는 안씨는 2015년 행촌문화재단의 풍류남도 아트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해남의 매력에 빠졌다. 지난해에는 아예 해남군 문내면 예락리 임하도에 입주작가로 들어갔다. 8개월 동안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강사로 주민 속에서 생활하면서 마을 주변에 깔린 호박에 애정을 갖게 됐다.

그는 이번 여름이 시작되자 호박 그림만 챙겨 해남으로 전시 겸 휴가를 왔다. 개인전을 12차례 열었던 그는 어렵고 낯설고 따분한 전시를 벗어던지고 싶었다. 내친김에 넓은 미술관 현관을 활용해 판을 벌였다. 전시와 연계해 호박을 그리는 현장을 보여주기로 했다. 호박 따라 그리기, 호박 퀼트 바느질 등 체험을 곁들였다. 날마다 맛이 다른 단호박수프와 식혜 따위를 손수 만들어 제공하는 ‘작가 맘대로 식당’도 열었다.

안씨는 “주말이면 하루 100여명이 들러 나름 바쁘다.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들어와서 처음에는 놀라고, 나중에는 편안해져서 놀다 가는 이들을 보면 행복하다”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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