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9.26 18:27
수정 : 2017.11.2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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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이 돋보이는 연주를 하는 재즈 트럼펫 연주자 진 킴. 블루룸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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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하드밥 ‘진킴 더 재즈 유닛’
고풍스러운 ‘골든 스윙 밴드’ 새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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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이 돋보이는 연주를 하는 재즈 트럼펫 연주자 진 킴. 블루룸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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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라는 음악 에세이를 냈다. 굉장한 재즈 애호가로 알려진 그에게 재즈의 ‘스윙’은 거의 절대적인 것이다. 책 제목은 재즈 거장 듀크 엘링턴의 곡 ‘스윙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It Don’t Mean a Thing (If It Ain’t Got That Swing))를 비튼 것이다. 재즈평론가 황덕호가 쓴 재즈 안내서 <그 남자의 재즈일기>에선 재즈를 잘 알지 못하던 주인공이 음악을 듣다 우연히 리듬을 타고 재즈의 ‘스윙’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재즈에서 스윙은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극단적인 재즈 애호가들은 즉흥연주와 스윙이 없으면 재즈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스윙 대신 고전음악과 민속음악에 영향받는 유러피언 재즈를 두고 가끔씩 ‘재즈인가 아닌가’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얼마 전 두번째 앨범을 낸 트럼펫 연주자 진 킴 역시 재즈 전문지 <재즈피플>과 한 인터뷰에서 “스윙 하지 않으면 재즈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하드밥 연주자다. 하드밥은 재즈의 수많은 장르 가운데서도 스윙과 블루스를 가장 중심에 두고 연주하는 음악이다.
첫 앨범 <더 재즈 유닛>과 그 안에 담긴 하드밥으로 재즈 애호가들의 찬사를 받았던 진 킴은 유종현(색소폰), 오영준(건반), 김대호(베이스), 김민찬(드럼)과 함께 ‘진 킴 더 재즈 유닛’을 결성하고 두번째 앨범 <프롬 폴>을 냈다. 첫 앨범을 냈을 때 ‘한국에도 하드밥을 하는 음악가가 있었어?’ 하는 놀라움은 <프롬 폴>을 통해 물음표 대신 느낌표를 넣을 수 있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블루스와 스윙을 중심에 두고 앨범은 계속해서 스윙 한다. <그 남자의 재즈일기>에선 스윙이라는 낱말을 명확하게 정의내릴 수 없다 했지만, 그게 대충 무엇을 말하는지는 몸으로 머리로 알 수 있다. ‘가을로부터’란 앨범 제목처럼 가을의 풍경과 의미를 담고 전통적인 스윙과 낭만적인 발라드가 교차한다. 진 킴이 만든 자작곡 7곡과 재즈 스탠더드 2곡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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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스윙’에 천착하는 골든 스윙 밴드의 두 번째 앨범 <더 골든 레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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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킴의 음악이 때로 격렬하다면, 골든 스윙 밴드는 그보다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고풍스러운 음악을 들려준다. 팀 이름에 아예 스윙이 들어가 있을 정도로 골든 스윙 밴드 역시 전통적인 스윙에 천착한다. 기존 멤버였던 준 스미스(기타), 최연주(피아노), 최성환(베이스), 김민희(보컬)에 드러머 곽지웅이 새롭게 합류했다.
골든 스윙 밴드 역시 최근 두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첫 앨범의 제목이 황금기를 뜻하는 <골든 타임스>였다면 두번째 앨범 제목은 찬란한 유산을 뜻하는 <더 골든 레거시>다. 골든 스윙 밴드는 1940~50년대 스윙 시대의 낭만을 그리며 ‘치크 투 치크’, ‘러시 라이프’ 같은 재즈 고전을 우아하게 연주한다. 때로는 격렬하고 때로는 낭만적인 스윙이 두 장의 앨범에 담겨 있다. 스윙 하기 좋은 계절이다.
김학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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