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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28 18:27 수정 : 2017.09.28 20:56

네덜란드에서 결성한 재즈밴드 ‘유러피언 재즈 트리오’. 한국가요를 재즈풍으로 연주한 앨범 ‘서촌’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오디오가이 제공.

앨범 발표 앞둔 ‘유러피언 재즈 트리오’

한국 자주 들르며 한국가요에 매료
좋아하는 ‘서촌’은 앨범 제목으로
광화문연가, 비창, 서른 즈음에 등
원곡 멜로디에 아주 가깝게 편곡
유일한 보컬곡 ‘미련’ 이소정이 불러

네덜란드에서 결성한 재즈밴드 ‘유러피언 재즈 트리오’. 한국가요를 재즈풍으로 연주한 앨범 ‘서촌’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오디오가이 제공.
작곡가 이영훈에게 ‘광화문’은 특별한 공간이었다. 그에게 광화문은 영감의 원천 같은 곳이었다.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에서의 추억은 그에게 ‘광화문 연가’나 ‘옛사랑’ 같은 명곡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정동길에서 조금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서촌이 나온다. 서울의 시간이 그대로 담겨 있는 듯한 이 동네는 이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 네덜란드에서 온 세 명의 재즈 연주자들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이들은 이영훈의 음악과 서촌에 매료됐다.

유러피언 재즈 트리오. 네덜란드에서 결성한, 마르크 판론(피아노), 로이 다퀴스(드럼), 프란스 판데르후번(베이스)의 이 피아노 트리오는 흔히 ‘로맨틱 재즈 트리오’의 대명사로 불린다. 그만큼 달콤하고 낭만적인 음악을 많이 들려준다. 선율을 중시하는 스타일 때문에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가 많다. 다양한 팝 음악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커버해온 유러피언 재즈 트리오가 10월 특별한 앨범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영훈이 만들고 이문세가 부른 ‘광화문 연가’와 ‘가을이 오면’을 비롯한 한국 가요를 재즈 피아노 트리오로 편곡해 새롭게 연주했다. 앨범 제목은 <서촌>이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유러피언 재즈 트리오에게 전자우편을 통해 <서촌>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에게 서촌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다. “전통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져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 곳이기도 하다. 이들은 공연을 위해 한국을 자주 찾았다. 한국에 자주 들르면서 아름다운 한국 가요가 아주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 노래들을 재즈로 편곡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다. 프로듀서 한지훈과 함께 노래를 골랐다.

앞서 언급한 두 곡을 포함해 김현철과 이소라가 부른 ‘그대 안의 블루’, 이상우의 ‘비창’,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 김건모의 ‘미련’, 조덕배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며는’, 일기예보의 ‘인형의 꿈’, 배인숙의 ‘누구라도 그러하듯이’처럼 시대를 뛰어넘는 명곡들을 피아노 트리오 형식으로 바꾸어 연주했다. 김현식의 ‘한국 사람’처럼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곡도 포함됐다.

“오디오가이(제작사) 프로덕션팀과 함께 하였다. 노래의 의미들을 설명해주었고 가사와 한국 사람들에게 이 노래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언제나 원작자의 곡을 존중하면서 우리 방식으로 만들어간다.” 하나같이 다 선율이 아름다운 노래들이다. 유러피언 재즈 트리오 역시 자신들의 강점인 ‘멜로디’를 들려주는 것에 신경을 썼다. “음악에 있어 청중이 가장 먼저 인식한다고 할 수 있는 멜로디는 중요하다. 통상 멜로디를 원래의 것과 아주 가깝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리듬과 하모니의 편곡을 시도했다.”

‘재즈’란 말에 부담을 갖지 않는다면 편안하고 따뜻하게 앨범을 감상할 수 있다. 피아노 소리 하나, 베이스의 음 하나에 집중해서 들어도 좋지만 차 안에서 듣거나 다른 일을 하며 배경음악으로 틀어놓아도 더없이 좋을 음악이다. 이런 유러피언 재즈 트리오의 음악을 두고 ‘이지 리스닝’이라 부르거나 너무 대중적이라 폄하하는 이들도 있다. 유러피언 재즈 트리오는 이에 전혀 개의치 않는 반응을 보였다.

“가벼운 터치라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가장 바라는 건 청중이 우리의 음악을 조용하고 편안한 조화로운 분위기에서 감상해주는 것이다. 우리의 음악이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때 그것이 가장 큰 음악적 성취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자동차 안이든 사무실이든 그리고 부엌에서든 우리에게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래서 우린 편안한 시간과 문화를 창조해준다는 것이 기쁘다.”

익숙한 선율을 재즈 피아노 트리오 연주로 듣는 건 즐거운 경험이었다. 새삼 이 노래들이 얼마나 빼어난 멜로디를 가지고 있는지도 다시 경험했다. 이 수많은 멜로디 가운데 딱 하나만 골라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 이들의 선택은 김건모의 ‘미련’이었다. 뮤지컬 배우 이소정이 노래로 참여한 유일한 보컬곡이다. “이소정씨와 함께한 ‘미련’ 녹음은 정말 훌륭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 노래들을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좋겠다. 소정씨도 물론 우리와 다시 함께한다면 행복할 것이다.”

김학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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