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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0.11 16:49 수정 : 2017.10.11 21:04

‘꽃갈피 둘’을 보는 시선
“익숙한 기획…재해석 아쉬워” vs. “폭넓은 소화력 ‘차이’ 보여줘”

2014년에 나온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바이닐(엘피)은 지금 가장 구하기 힘든 음반 가운데 하나가 됐다. 중고 시장에서 수십만원에 거래된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아이유의 위상이 더 올라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꽃갈피>로 음원 차트 줄세우기를 했던 아이유는 얼마 전 두번째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둘>을 발표했다.

먼저 공개된 ‘가을아침’은 발표와 함께 차트 정상에 올랐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지금의 아이유는 그 어떤 노래를 불러도 1위에 오를 수 있는 위상을 갖고 있다. 음악적 신뢰도 쌓아놓았고, 티브이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얻은 친근함은 덤이다. <꽃갈피 둘>이 공개되고 찬사가 이어졌다. 이미 검증되거나 모든 이에게 보편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옛 노래를 아이유의 목소리로 다시 부른다는 건 실패할 수가 없는 기획이었다.

하지만 듣기 좋은 꽃노래도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듯 이미 한번 우린 기획이라는 것, 그리고 찬사의 배경에 정작 음악적인 이야기는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세명의 대중음악평론가 김윤하, 박준우, 서정민갑에게 <꽃갈피 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꽃갈피 둘>은 조성모의 <클래식>과 다른가 아이유처럼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조성모는 2000년 리메이크 앨범 <클래식>을 발표했다. 하지만 <클래식>은 원곡의 가치를 훼손한 달달한 사탕발림 리메이크라며 비판받았다. 김윤하 평론가는 “크게 다른 점은 없다”며 “오히려 흡사한 점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대중성과 보컬리스트로서의 능력 모두를 인정·검증받은 젊은 보컬리스트가 목소리와 어울리는 노래를 골라 만든 리메이크 앨범”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조성모의 앨범이 달달한 팝 만들기에만 치중했다면 아이유는 다양한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려 한다”며 자기 이야기를 꾸준히 해온 아티스트 이미지도 두 앨범을 달리 보게 하는 요인이라 설명했다.

과거의 노래를 소환해 다시 부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가 양희은과 이병우가 합작한 ‘가을아침’을 아이유가 다시 불러 공개했을 때 온통 호평 일색이었다. 하지만 ‘원곡보다 나은가?’란 질문에 선뜻 그렇다는 대답을 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이 호평의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박준우 평론가는 “어쨌든 원곡을 재조명하게 되는 걸로 의미가 있다”며 “<꽃갈피> 작업을 통해 한 곡이라도 그런 식으로 다시 사랑받을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 평론가는 “보컬리스트로서의 아이유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익숙한 옛 노래를 그녀의 목소리로 다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일 것”이라며 “실험적이고 역동적인 리메이크에만 가치를 부여한다면 허전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래서 음악적으로 얘기할 만한 부분이 있나 앞서 얘기했듯 이미 검증되거나 모든 이에게 보편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옛 노래를 아이유의 목소리로 다시 부른다는 건 실패할 수가 없는 기획이다. 그 이상의 의미가 <꽃갈피 둘>에 있는가? 서정 평론가는 “명반은 아니지만 차이를 보여준 음반”이라며 “모든 걸 아이유 혼자서 해낸 건 아니지만 아이유의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특히 아이유가 어덜트 컨템포러리까지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개여울’을 높이 평가했다. 김 평론가는 “기준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파격적인 재해석형 리메이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심심한 앨범이고, 보컬리스트로서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이들에게는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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