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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0.25 05:00 수정 : 2017.10.25 09:49

장영규와 소리꾼들이 만든 6인조 밴드 씽씽. 씽씽 제공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출연한 씽씽
어어부프로젝트 출신 장영규 주축
소리꾼들 모인 6인조 ‘민요 록’ 밴드

‘핫’한 팝스타 출연 미 방송서 공연 등
파격적 레트로사운드로 잇단 러브콜
“내년 4월까지 국외 스케줄 빽빽”

장영규와 소리꾼들이 만든 6인조 밴드 씽씽. 씽씽 제공
“대박!”

씽씽이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 음악관계자들이 보인 반응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이렇다. 미국 공영라디오 엔피아르(NPR)의 인기 프로그램인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를 안다면 이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핫’하면서 ‘힙’한 음악가들의 라이브 영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아델, 존 레전드, 썬더캣, 찬스 더 래퍼 같은 팝 스타들이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출연해 노래했다. 여기에 씽씽이 아시아 음악가로는 처음으로 출연한 것이다.

씽씽은 록 밴드다. 수식어를 붙이자면 ‘독특한’ 록 밴드다. 기타-베이스-드럼이라는 기본적인 편성에 3명의 소리꾼이 보컬리스트로 참여한다. 경기민요 이수자이자 국악계 스타로 ‘조선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이희문과 어어부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무용음악가가 된 장영규(베이스), 연주자 이태원(기타)와 이철희(드럼), 소리 하는 추다혜와 신승태가 함께하며 6인조 밴드가 됐다.

장영규와 소리꾼들이 만든 6인조 밴드 씽씽. 씽씽 제공
씽씽의 음악은 ‘민요 록’이라 불린다. 국립극장 프로그램이었던 ‘제비·여름·민요’를 위해 19명이 모인 게 시작이었다. 소리 하는 사람만 11명이었다. 공연을 기획하면서부터 “록 페스티벌에 나가도 될 만한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구상을 했고 실제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매번 스무 명 가까운 인원이 움직이기는 어려웠다. 좀 더 단출해진 구성으로 이희문의 ‘쾌’ 공연을 했고, 그런 과정을 거치며 지금의 6인조가 갖추어졌다. 새로운 형식의 음악에 멤버들도 재미를 느꼈다. 지금의 씽씽을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은 ‘새로움’과 ‘재미’였다.

“극장에 들어가서 매번 세트를 만들고 의상을 맞추고 음악을 하는 것들이 지겨워졌어요. ‘쾌’ 공연이 끝나고서 ‘이 멤버로 다 버리고 클럽에 가서 공연해보자’고 홍대에 있는 클럽 ‘코스모스’에서 처음 공연을 했어요. 다 던져버리고 음악으로만 공연을 했는데 재미있고 이게 좋은 방향이라고 느껴졌어요.”(장영규)

“전통 소리 하는 사람들이 ‘대중화’ 이런 거에 집착을 하는데, 그것 때문에 씽씽을 하는 건 아니고 처음 하면서 그냥 재미있었어요. 낯선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게 처음에는 생소하고 두려웠는데 젊은 관객들이 계속 공연을 찾고 민요 가사를 찾아보고 하는 걸 보면서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엔 평소 전통음악 공연하는 것처럼 ‘좋으시죠?’ 이런 멘트 하고 그랬는데 그러지 말라고 하더라고요(웃음).”(이희문)

장영규와 소리꾼들이 만든 6인조 밴드 씽씽. 씽씽 제공
레퍼토리는 걱정이 없다. 예부터 전해 내려온 수많은 민요를 새롭게 변화시킨다. 8월에 발표한 첫 음반에는 ‘사시랭이소리’. ‘청춘가’, ‘노랫가락’ 등이 수록돼있고,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선 ‘난봉가’와 민요 메들리를 불렀다. 보컬리스트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골라 오면 그걸 편곡한다. 이 작업이 편곡인지 작곡의 영역에 포함되는지 멤버끼리도 의견이 나뉠 정도로 많은 부분을 새롭게 바꿔나간다.

무대 위의 파격적인 의상과 여장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엔 지금보다는 많이 단정했던 무대 의상이 멤버끼리 경쟁이 붙어 점점 더 화려해졌다. 이 새롭고 독특한 밴드를 두고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 단순히 신기함 때문만은 아니다. “외국 친구들은 우리 음악을 듣고 자기 어렸을 때 듣던 음악이 생각난대요. 80~90년대 느낌도 나고 그때 분위기가 난다고. 그들은 우리를 제3세계 음악으로 보는 게 아니라 록, 힙합, 디스코, 레게를 하는 밴드라 생각하는 거예요. 우리를 한국의 특별한 음악이라고 봐주는 게 좋을 수는 있지만 그런 건 일회성이거든요. 그들이 평소에 듣던 음악처럼 받아들여져야 해요.”(장영규) 80년대 분위기가 나는 사운드에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창법이 더해진 게 씽씽의 음악이다.

장영규와 소리꾼들이 만든 6인조 밴드 씽씽. 씽씽 제공
씽씽은 얼마 전 발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쇼케이스 행사인 2018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첫 초청 명단에 한류스타 박재범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11월에 유럽, 내년 2월엔 호주, 3월엔 미국, 4월엔 독일 공연 스케줄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민요를 들고 씽씽은 세계로 간다.

김학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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