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0.30 18:37
수정 : 2017.10.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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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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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보리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진은숙 ‘코로스 코르돈’ 국내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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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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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은 너무나 장황하고 시끄럽다는 이유로 당대 청중의 비판을 받았지만 정작 말러는 ‘50년 후에는 다들 나의 음악을 좋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로부터 약 50년 후, 말러의 말대로 그의 음악은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에 의해 부활했고, 지금은 수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11월, 두개의 현대 오케스트라 작품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연주된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사이먼 래틀)가 들려줄 진은숙의 ‘코로스 코르돈’과 서울시립교향악단(지휘 티에리 피셔)이 연주할 안데르스 힐보리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이다. 50년 후를 위해 난해하고 낯선 음악을 들어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현시대의 사상을 담은 ‘오늘’의 음악은,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는 만큼 공감과 감동을 준다.
19~20일 이틀 동안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베를린 필은 첫날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고 둘째 날엔 진은숙의 ‘코로스 코르돈’을 무대에 올린다. ‘코로스 코르돈’은 그리스어로 ‘현의 춤’이라는 뜻인데 현악기가 작품의 흐름을 지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진은숙은 작곡 노트에서 “지난해 초연한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처럼 물리적인 현상, 우주론적 시나리오가 곡의 구조 및 전개를 위한 시작점이 되었다. 자연 현상에서 비롯된 물리적이고 생물학적인 ‘과정’, 우주와의 ‘관계’는 나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준다. 이에 대한 음악적, 시적 성찰이 작품에 드러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에 앞서 3일엔 서울시향이 롯데콘서트홀에서 스웨덴 작곡가 안데르스 힐보리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협연 비비아네 하그너)을 연주한다. 30분 길이의 단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스톡홀름 필하모닉,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서울시향 등 4곳이 힐보리에게 공동 의뢰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바이올린 연주자의 역량을 극한으로 내모는 화려한 기교를 요구한다.
2006년부터 ‘아르스 노바’라는 제목으로 현대음악 작품을 소개해온 서울시향은 매년 상·하반기마다 오케스트라·실내악 공연을 2차례씩 연주한다. 상임 작곡가이자 공연기획 자문 역할을 담당하는 진은숙이 주제에 맞게 작품을 선별하고, 공연 당일엔 1시간가량 직접 해설을 진행해 청중의 이해를 돕는다.
김호경 객원기자
writerh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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