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1.26 17:45
수정 : 2017.11.26 20:28
43살 지휘자 필리프 조르당 인터뷰
“아버지 아르맹과 바렌보임에 큰 영향”
훌륭한 연주자 많은 한국 음악계 큰 관심”
내달 5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공연
베토벤 5번·브람스 1번 교향곡 연주
지난여름, 유럽의 언론은 2020년부터 빈 국립오페라극장을 이끌 새 음악감독으로 필리프 조르당이 선임되었다는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150여년의 역사를 지닌 빈 국립오페라극장의 수장이 된 필리프 조르당은 스위스 출신의 43살 젊은 지휘자다. 카리스마와 세련된 감각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가 12월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현재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빈 심포니와 함께 베토벤 교향곡 5번과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올 시즌 빈 필하모닉 공연장인 무지크페라인에서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를 선보인 만큼 깊이있는 해석을 들려줄 것으로 기대한다. 공연에 앞서 이메일로 조르당을 인터뷰했다.
조르당의 커리어는 1994년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울름시립극장 ‘카펠마이스터’가 되면서 시작됐다. 카펠마이스터는 독일어로 ‘악장’이라는 뜻으로, 중세 유럽의 카펠마이스터는 성가대 지휘, 오르간 연주, 예배음악 작곡 등 음악회 준비를 위한 다양한 역할을 했다.
“리허설 때 피아노 연주를 하고, 30분짜리 오페레타를 지휘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익혔다. 요즘엔 통상 지휘 콩쿠르에서 입상한 뒤 지휘 활동을 하는 식이니, 내 방식은 구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의 작품을 능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경험은 내게 소중한 자산이다. 유명 지휘자인 말러, 카라얀, 클라이버도 카펠마이스터로 경력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조르당은 오페라 지휘자로 활동하다 2006년 세상을 떠난 그의 아버지 아르맹과 피아니스트 출신의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을 자신에게 영향을 준 인물로 꼽는다. 조르당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 국립오페라극장에서 다니엘 바렌보임의 조수로 일한 바 있다.
“음악에 대한 열정, 그리고 관심 분야를 직업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방법을 아버지로부터 배웠다. 특히 바그너의 음악을 사랑하게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마에스트로 다니엘 바렌보임은 테크닉에 덜 주목하는 한편, 음악적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에 훨씬 많은 공을 들이는 지휘자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해주었다.”
한국은 처음 방문하지만 해외에서 다양한 한국 음악가들과 함께 작업해 한국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그는 “훌륭한 연주자를 독보적으로 많이 배출하는 한국 클래식 음악 시장에 관심이 많다”며 이번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호경 객원기자
writerhoh@gmail.com, 사진 빈체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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