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5.11 04:59
수정 : 2018.05.1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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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유발이 강유현. 유발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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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인기모은 ‘유발이’-
유학시절 20개국 여행하며 버스킹
‘라 비 앙 로즈’ 부르는 모습 보고
‘더 보이스’ 관계자가 출연 제의
“처음엔 사기꾼이라 생각했죠”
미카의 극찬·시청률 30% 기록
프랑스 활동 권유에도 한국으로
“내 음악 그대로 인정받은 것
좋은 기억으로 남았어요”
13일 크라잉넛 캡틴락과 공연
다음달 23일엔 단독 공연
재즈뮤지션으로의 삶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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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유발이 강유현. 유발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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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동안 빈 스케줄이 생겨서 프랑스에서 50개 공연을 보는 걸 목표로 무작정 프랑스에 갔어요. 공연을 보다 보니 ‘여기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음식 좋아하고 문화 좋아하고 영화 좋아하고 에디트 피아프 멋있고, 그런 이유도 있긴 했지만 별로 큰 이유는 없던 것 같아요.”
2010년 데뷔해 ‘유발이의 소풍’이란 팀으로 활동했던 유발이(본명 강유현·30)는 2015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어릴 때부터 프랑스를 동경해왔다. 프랑스 문화와 샹송을 좋아했다. 동아방송예술대학에서 재즈 피아노를 전공한 유발이는 재즈 보컬을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의 음악학교 ‘콩세르바투아르 부르라렌’에 입학했다.
10명만 뽑는 학교에 들어가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4명 가운데 1명이 됐으니 “공부를 소홀히 한 건 아니었지만 정말 열심히 놀았다”고 말한다. 유학을 앞두고 고민하고 있을 때 전화로 한시간 동안 이야기를 해준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의 조언이 컸다. “절대 공부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얘기해주셨어요. 그냥 놀라고 한 말씀을 그대로 흡수해 정말 열심히 놀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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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팝스타 미카(왼쪽)와 함께 즉흥공연을 하고 있는 유발이. <더 보이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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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끊임없이 다녔다. 한달에 평균 두번 정도 여행을 했고, 그만큼 공연도 많이 했다. 버스킹도 많이 했고, 유튜브 채널 ‘소파사운즈’와 연계해서 많은 나라에서 공연했다. 그렇게 20곳 가까운 나라를 여행했다. 유발이란 이름을 ‘Ubare’란 표기로 프랑스에서 유명하게 해준 오디션 프로그램 <더 보이스> 출연도 소파사운즈 공연을 본 제작진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소파사운즈 영상 가운데 ‘라 비 앙 로즈’를 부른 게 있는데 그걸 보고 연락한 거 같아요. 캐스팅 담당자가 연락했는데 처음에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해서 만남을 거부했어요.” 출연 고민을 많이 했다. 유발이 같은 외국인은 없었고, 그때 만삭의 몸이어서 체력적으로도 힘들었고, 또 귀국이 예정돼 있어 녹화하는 날까지 출연을 망설였다.
한때 한국에서 <슈퍼스타케이>가 큰 인기를 모으며 화제가 된 것처럼 유발이가 출연한 <더 보이스>도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팝스타 미카를 비롯해 파스칼 오비스포, 플로랑 파니 같은 유명 프랑스 아티스트들이 심사위원 겸 멘토로 참여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채널 <테에프1>(TF1)에서 시청률 30% 이상을 기록했고, 유일한 한국인 참가자 유발이는 핑크 마티니, 냇 킹 콜, 프랑수아즈 아르디의 노래를 부르고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화제를 모았다.
유발이가 미카를 멘토로 선택하자 그가 흥분해 즉흥연주를 벌인 뒤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프랑스 전역에 방송됐다. 매일같이 프랑스 언론에 유발이가 소개되고, 방송에서 유발이를 응원하러 온 친구들까지 프랑스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로 큰 화제가 됐지만, 사전녹화로 진행된 탓에 정작 유발이는 그 인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왔다. 대신 멘토들이 유발이의 음악을 듣고 프랑스어 발음이 완벽하다고 말해준 것, 유발이가 가진 음악 스타일을 그대로 인정해준 것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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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이가 발표한 싱글앨범 <행복은 무얼까?> 표지. 유발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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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지인들은 아예 프랑스에서 자리잡고 활동할 것을 권했지만, 유발이는 한국에 돌아왔다. “너무 비관적인 건지는 모르지만 이미 그 인기는 식고 있을 거예요”라고 담담히 말한 그는 한국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얼마 전 신곡 ‘행복은 무얼까?’를 발표한 그는 행복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고 “행복은 무엇이고, 사랑은 무엇이고, 사는 건 무엇이고, 나는 누구인지” 계속해서 질문한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서 계속 머릿속에서 떠오른 질문이다.
질문과 함께 음악가로서의 유발이, 생활인으로서 강유현의 삶은 계속된다. 당장 제안 온 기획사와 계약해야 할지 고민하는 유발이가 있고, 인터뷰가 끝난 뒤 어린이집에 맡긴 7개월 된 아기를 데리러 가야 하는 생활인 강유현이 있다. 음악가 유발이는 오는 13일 서울 홍익대 앞 ‘네스트나다’에서 크라잉넛 캡틴락(한경록)과 함께하는 ‘봄이 왔네’ 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6월23일에는 서울 종로구 ‘삼청로146’에서 단독공연을 연다. 김학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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