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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9.13 05:01 수정 : 2018.09.13 15:35

성시경과 합작한 싱글 ‘늘 그대’를 발표한 양희은이 11일 서울 한남동 월간식당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가수 양희은, 성시경과 합작 <뜻밖의 만남> 발매

2014년부터 젊은 후배들과 협업
이상순·김창기·김반장 등과 함께
“내 식대로 하면 만남 의미 없어”
브라질 음악·랩·레게 등 새 도전

성시경과 9번째 곡 ‘늘 그대’ 발표
다음달부터 서울 시작 전국 투어
”하고 싶을 때 만든 음악들로
그동안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파”

성시경과 합작한 싱글 ‘늘 그대’를 발표한 양희은이 11일 서울 한남동 월간식당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거 있잖아요, 연애감정.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연기하면서 불러보세요.” 성시경이 닦달했다. “나 연기 못해. 너도 결혼해서 30년 살아봐. 그게 되나.” 양희은이 대꾸했다. “두근거리는 내 맘” 대목에서 박자가 자꾸 엉켰다. 성시경이 포기하려 하자 이번엔 양희은이 다그쳤다. “프로듀서가 그러면 안 되지. 가수를 계속 훈련시켜야지. 내가 늘 해오던 스타일과 달라서 금방은 안 돼도 계속 하면 될 거야.” 양희은은 그 대목에만 50분이나 진땀 뺀 끝에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

양희은과 성시경이 합작한 디지털 싱글 ‘늘 그대’가 최근 발매됐다. 양희은의 컬래버레이션 싱글 프로젝트 <뜻밖의 만남> 아홉번째 곡이다. 성시경이 작곡·프로듀싱·코러스를 맡고 심현보가 작사한 발라드로, 성시경 특유의 넓은 음역 폭이 반영됐다.

“시경이 음역 폭이 장난 아니거든요. 그걸 내가 부르려면 도입부를 아주 낮게 잡아야 꼭대기까지 올라가요. 앞부분을 힘 빼고 부르면 좋은데 그러면 노랫말이 잘 안 들릴까봐 저음에 신경 많이 썼죠.” 11일 서울 한남동 월간식당에서 만난 양희은이 말했다. 녹음실에서 양희은의 저음을 들은 성시경은 옆에 있던 심현보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저 대목이 참 좋아. 난 언제쯤 저런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성시경과 합작한 싱글 ‘늘 그대’를 발표한 양희은이 11일 서울 한남동 월간식당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양희은이 <뜻밖의 만남>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2014년이다. 주변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 젊은 사람과의 작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잇따르자 이를 받아들였다.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부지런히 하는 종신이에게 가장 먼저 부탁했어요. 그 다음엔 이적씨한테 연락했죠.” 여러 음악인들과 다채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이상순과 합작한 ‘산책’에선 브라질 음악을 했고, 김창기와 손잡은 ‘엄마가 딸에게’는 랩 버전도 만들었다. 김반장과 호흡을 맞춘 ‘요즘 어때? 위 러뷰 쏘’는 레게다. 양희은은 “내 식대로 내 세월의 것을 주장한다면 <뜻밖의 만남>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개성이 달라 보이는 음악인과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뜻밖의 만남> 프로젝트는 양희은이 1991년 발표한 앨범 <1991>과 닮아 보인다. 지금은 영화음악가로 유명한 기타리스트 이병우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유학 시절 미국에 있는 양희은에게로 날아와 합작한 앨범이다. 다른 악기를 배제한 채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앨범 전체를 채웠다. 한겨레·멜론·태림스코어가 공동기획으로 진행중인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에서 80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1987년 결혼하고 뉴욕으로 가서 살림만 했어요. 심심해서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났어요. 때마침 ‘아침이슬’ 20주년이 됐네, 병우야 이리로 와, 했죠. 둘이서 노래 만들어 연습하고 딱 하루 만에 앨범 전 곡을 녹음했어요. 한국에서 유통 좀 해보려니까 ‘장사 좀 되는 음악을 해보쇼’ 하고 거절당했어요.”

성시경과 합작한 싱글 ‘늘 그대’를 발표한 양희은이 11일 서울 한남동 월간식당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음반을 발매하고 그냥 두었다. 5~6년 뒤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가 몇몇 드라마에 쓰이면서 뒤늦게 인기를 얻었다. 이 노래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양희은은 “<1991>의 심심함과 한가함이 사람들을 쉬게 해주는 것 같다”고 했다. “<뜻밖의 만남>도 마찬가지예요. 이젠 누구도 내게 음반 내라고 재촉하지 않아요. 쫓기는 거 없이 하고 싶을 때 하는 것, 그런 한가함이 오래가는 음악을 만들지 않을까 싶어요. 생각해보면 사심 없는 노래들이 대부분 오래 살아남더라고요.”

양희은은 10월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대구(27일), 광주(31일), 부산(11월4일), 인천(11월10일), 대전(11월17일), 성남(11월25일) 등 10여개 도시를 도는 전국 투어 ‘뜻밖의 선물’을 내년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 공연은 벌써 매진됐다. “제가 그동안 받은 사랑을 선물로 되돌려드리고 싶어요. 공연도 그렇고 <뜻밖의 만남> 프로젝트도 그런 의미죠. 음악 들어주시고 공연 많이 와주시면 제게도 힘이 될 것 같아요.” 1544-1555.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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