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18 16:57
수정 : 2018.09.18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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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전경. 제주세계유산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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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항파두리 항몽유적’ 일대
문화예술제 ‘리플레이스’ 열려
‘지슬’ ‘이재수의 난’ 등 상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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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전경. 제주세계유산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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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항몽유적지가 ‘저항’을 주제로 한 문화예술 축제의 장으로 거듭난다. ‘항파두리저항문화예술제: 리플레이스(RePLACE)’가 10월1~31일 제주시 애월읍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일대에서 펼쳐진다.
항파두리는 고려시대 특수군대 삼별초의 마지막 보루가 된 곳이다. 몽골의 침입으로 강화도로 피신했던 고려 조정이 1270년 굴욕적인 강화를 맺고 개경으로 돌아오자 삼별초는 독자적 판단으로 항전을 이어간다. 제주까지 밀려 내려온 삼별초는 여몽연합군에 맞서고자 항파두리에 토성을 짓고 끝까지 저항했지만, 1273년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항파두리 항몽유적지는 1997년 사적 제396호로 지정됐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임에도 제주도민을 제외하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곳 공간과 의미를 적극 알리겠다는 게 이번 축제의 취지다. 마침 올해는 고려 건국 1100돌이자 제주 4·3항쟁 70돌이기도 하다. 이를 연결고리 삼아 제주 특유의 저항정신을 되새겨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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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토성 주변 유채꽃밭과 청보리밭. 제주세계유산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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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에선 다양한 분야 작품들을 통해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서의 저항정신을 모색한다. 저항정신을 형상화한 깃발 1100여개를 곳곳에 설치하는 ‘정신의 표상’(깃발전)을 비롯해 ‘의식의 풍경’(미술전), ‘기록과 기억’(낭독회), ‘토성에 부는 바람’(유적지 가이드 투어), ‘예술은 왜 저항하는가’(토론회) 등을 연다. 10월6~7일 ‘화원의 빛’(영화전)에선 <이재수의 난> <지슬> 등 제주 역사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상영하고, ‘소음의 미학’(음악제)에선 세계 10개 나라 음악인들이 공연한다. 국내 가수로는 정태춘, 백현진, 에이치얼랏, 에이비티비 등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역사문화장터와 행사 촬영 사진 공모전도 열 계획이다.
축제 이름의 ‘리플레이스’는 ‘Resistance and Protest Legacy Arts and Culture Expo’ 머리글자를 조합한 것으로, 복원·복구의 뜻을 가지고 있다. 박은석 공동 예술감독은 “역사상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온몸으로 구현해낸 저항정신이야말로 오늘날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만든 원동력이며, 그 정신을 복원하고 가치를 되새기는 것이 우리 세대의 임무임을 명시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정보는 다음주 문 여는 누리집(www.replaceit.kr) 참조.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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