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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22 18:25 수정 : 2018.10.22 22:33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문세와 박경림이 이문세 16집 <비트윈 어스>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

22일 저녁 6시 앨범 16집 공개

개코·헤이즈·선우정아 등과
세대 초월한 열린 콜라보로
동시대 음악팬 눈높이 맞추기

“내가 부를 노래 아냐” 망설이다
소속사 막내 간청에 부른 노래
가장 신선한 깜짝 타이틀곡으로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문세와 박경림이 이문세 16집 <비트윈 어스>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
1996년 고등학생이었던 박경림은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의 데이트>에서 이문세를 인터뷰하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박경림은 유명 방송인이 되었고, 이문세는 한국 대중음악계를 대표하는 전설급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22년이 흐른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두 사람이 마주 앉았다. 자리는 꼭 라디오 스튜디오처럼 꾸려져 있었다. ‘온 에어’라 쓰인 빨간 불이 들어왔고, 둘은 디제이와 초대손님처럼 정답게 얘기를 나눴다. 이날은 이문세가 3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16집 <비트윈 어스>를 처음 공개하는 날. 둘은 새 앨범 수록곡들을 하나씩 틀면서 감상과 뒷얘기를 나눴다.

이문세는 새 앨범을 위해 ‘블라인드 초이스’ 방식을 택했다. 누가 만든 곡인지 정보나 선입견 없이 순전히 음악만 듣고 수록곡을 추렸다. 200곡부터 시작해 20곡으로 압축한 뒤에야 작곡가가 누군지 알게 됐다. 결국 예전이었다면 함께 작업하지 않았을 것 같은, 젊고 신선한 감각의 작곡가·가수들과 손을 잡고 호흡을 맞췄다. 앨범에 최종 수록한 10곡은 이문세스럽지 않으면서도 이문세스러운 노래들이 됐다.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문세가 16집 <비트윈 어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
공동 타이틀곡 중 하나인 ‘우리 사이’는 음반에서 가장 신선하고 놀라움을 안겨주는 노래다. 자신만의 색깔이 또렷한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만든 이 곡은 가장 뒤늦게 수록이 결정됐다. 이문세는 처음에 ‘매력적인 노래지만 나와는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 수록을 포기했다. 하지만 20대 중반인 소속사 막내 직원이 간청했다. “형님이 부르시면 참 따뜻할 것 같은데 한번만 더 생각해보시면 안될까요?” 도전하는 심정으로 녹음해봤고, 결국 수록은 물론 타이틀곡까지 꿰찼다.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리듬의 이 곡은 보컬리스트 이문세의 또 한번의 진화를 절감하게 한다.

또 하나의 공동 타이틀곡 ‘희미해서’는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뜨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헤이즈가 만든 노래다. 이 또한 처음엔 ‘내게 잘 맞는 옷이 아니네’ 하고 제쳐두었다가 한참 뒤 다시 듣고는 수록을 결정했다. 이문세는 그때까지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헤이즈와 의견을 나누며 곡을 다듬었다. 결국 헤이즈 특유의 감성과 이문세의 색깔이 공존하는 발라드가 탄생했다. 헤이즈는 피처링으로 참여해 짧게나마 목소리를 보탰다.

예전의 이문세다운 매력을 느낄 만한 곡들도 있다. ’옛사랑’처럼 덤덤하게 노래해 더 깊은 울림을 주는 발라드 ‘멀리 걸어가’, 고풍스러운 재즈의 터치를 입힌 ‘나의 하루’, 곱씹을수록 깊은 맛이 배어나오는 노랫말의 ‘오래된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밴드 잔나비가 만들고 코러스에도 참여한 ‘길을 걷다 보면’은 이문세 본인 말마따나 “비틀스 같은” 느낌이 묻어나는, 복고적이면서 따스한 곡이다. 임헌일이 만들고 기타 연주도 한 ‘빗소리’에서 이문세는 덤덤하게 부르는 대신 직선적으로 힘차게 내지른다.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이문세의 파워 보컬이다.

이문세 16집 <비트윈 어스> 표지. 케이문에프엔디 제공
이문세는 이번 앨범에 자작곡도 3곡이나 수록했다. 개코가 래퍼로 참여한 앨범 첫 곡 ‘프리 마이 마인드’, 스페인 여행을 하다 본 플라멩코 공연에서 영감을 얻어 보사노바 리듬으로 만든 ‘안달루시아’, 밝고 편안한 분위기로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앨범 마지막 곡 ‘리멤버 미’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이문세의 진일보를 보여준다.

올해는 이문세와 과거 명콤비를 이뤘던 작곡가 이영훈 10주기다. 이문세는 “그만큼 내가 낼 수 있는 목소리를 잘 담아내는 작곡가는 또 없다. 많이 그립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젊고 새로운 작곡가들과 만남으로써 또 다른 세계를 열었다. 앨범 제목 <비트윈 어스>는 음악가와 음악가 사이, 이문세와 청자 사이 등 다양한 관계를 의미한다. 이문세는 “여러 사람보다 단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10곡을 담았다”고 말했다.

‘공연의 장인’으로 불리는 이문세는 12월1일 ‘이문세 더 베스트’ 투어에 들어간다.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을 돈 뒤 12월29~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공연으로 마무리한다. 그는 “무대에 설 때마다 두렵지만, 공연장을 찾은 분들께 음반보다 더 큰 감동을 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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