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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07 17:44 수정 : 2018.11.07 19:20

<태양의 서커스-쿠자>.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태양의 서커스’ 3년만에 신작 공연

인체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곡예
아슬아슬 연기에 심장 쫄깃쫄깃

<태양의 서커스-쿠자>.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도대체 뼈마디는 어디로 간 걸까. 7m가 넘는 공중에서 외줄타기를 하며 공중제비를 하려면 얼마나 많은 연습이 필요한 걸까.

‘태양의 서커스’가 <퀴담> 이후 3년 만에 <쿠자>로 한국 관객을 찾아왔다. 곡예와 광대극을 결합한 전통적인 서커스 <쿠자>는 2007년 캐나다에서 초연돼 전세계 약 800만명이 관람한 작품으로 국내에선 처음 선보인다.

서울 서초구 잠실실종합운동장에 지름 51m·높이 20m로 세워진 <쿠자> 서커스 텐트(빅탑)는 입장하는 순간부터 바깥과 다른 세계에 온 듯 느껴진다. 신나는 음악과 스낵 판매대의 고소한 팝콘 냄새에 따스한 축제의 기운이 감돈다. 260도 원형으로 설계된 무대에선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 광대들이 관객들 머리 위에 팝콘을 쏟는 장난을 치며 분위기를 띄운다.

<태양의 서커스-쿠자>.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본공연이 시작되면 연날리기를 하는 천진난만한 주인공 이노센트가 무대로 나온다. 자신에게 배달된 장난감 상자 뚜껑을 여는 그는 상자 속에서 나온 트릭스터와 신비한 쿠자의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쿠자’는 ‘상자’, ‘보물’을 뜻하는 고대 인도어 ‘코자(KOZA)’에서 유래한 단어로 공연에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상자 안에서 나온다는 은유를 담고 있다.

<쿠자>는 간담이 서늘한 진기명기쇼가 120분간(인터미션 30분 제외) 펼쳐진다. 고난도의 9개 곡예가 혼을 빼다 사이사이 광대극이 틈을 메운다. 이노센트가 초반부 마주하게 되는 곡예 중 하나는 ‘컨토션’. 금빛 찬란한 옷을 입은 세 명의 아크로바틱 곡예사가 몸을 뒤틀거나 휘는 움직임으로 곡예 여행의 닻을 올린다. 공처럼 등 뒤로 몸을 말았을 때 바닥에 닿은 발이 360도로 돌아가거나, 곡예사들이 서로의 몸을 폴더처럼 접어 탑을 쌓을 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곡예들은 계속된다. 7.6m 높이의 거대한 기둥에 걸친 와이어를 네 명의 외줄타기 곡예사들이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특히 두 곡예사가 각각 자전거를 탄 상태에서 그들의 어깨를 연결한 막대에 다른 곡예사가 의자를 놓고 서는 장면을 마주하면 심장이 쫄깃쫄깃해진다.

<태양의 서커스-쿠자>.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730kg의 거대한 회전 바퀴가 등장하면서 서커스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름하여 ‘휠 오브 데스(죽음의 바퀴)’. 모래시계 모양의 두 바퀴 안으로 곡예사 두 명이 차례로 올라타는 순간부터 바퀴는 빠르게 회전하며 폭주하는데 두 곡예사의 분장 탓인지 사뭇 영화 <매드맥스>의 세기말 분위기를 풍기며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한다. 곡예사들은 바퀴 안과 밖에서 걷거나 뛰며 두 개의 바퀴를 회전시키는데 넘어질 듯 넘어질 듯 아슬아슬한 행동으로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관능적인 공중곡예사의 아찔한 줄타기, 키다리아저씨처럼 막대 다리를 낀 곡예사의 널뛰기, 8개 의자를 쌓아 7m 탑을 만들고 그 위에서 한 손으로 물구나무를 서는 기예는 한마디로 ‘아트’다. 인간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까지 밀어붙인 듯한 동작들이 화려한 조명과 의상, 이국적인 라이브 음악과 조화를 이뤄 공연 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12월30일까지.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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