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소속사 “원폭 피해자 상처 줄 의도 없어…사과 드린다”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빅히트, 13일 밤 SNS에 해명 글 올려
나치 문양 모자 착용에 대해서도 사과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최근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광복절 기념 티셔츠, 나치 문양 모자 등 논란에 대해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상처를 줄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줄 수 있었던 점과 불편함을 느낄 수 있었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빅히트는 13일 밤 공식 에스엔에스(SNS)에 ‘최근 방탄소년단에 제기된 이슈들에 대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입장’이라는 글을 올려 해명과 사과의 뜻을 전했다.

빅히트는 먼저 지민이 원자폭탄 이미지가 들어있는 티셔츠를 입은 것이 최근 일본에서 논란이 된 데 대해 “당사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당사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에 있어, 전쟁 및 원폭 등을 지지하지 않고 반대한다”며 “원폭 투하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상처를 드릴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이어 “원폭 피해자 분들에게 상처를 드릴 목적으로 제작된 의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음에도, 당사가 사전에 충분한 검수를 못하여 당사의 아티스트가 착용하게 됨으로 인해 원폭 피해자 분들께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드릴 수 있었던 점은 물론, 당사 아티스트가 원폭 이미지와 연계되어 있는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셨을 수 있었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과거 국내 잡지 화보 촬영 때 나치 문양이 들어있는 모자를 쓴 것 역시 “나치를 포함한 모든 전체주의, 극단적 정치적 성향을 띤 모든 단체 및 조직을 지지하지 않고 이에 반대하며, 이 같은 단체들과의 연계를 통해 과거 역사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상처를 드릴 의도가 전혀 없었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일 촬영과 관련된 모든 복장과 액세서리들은 해당 언론사에서 제공받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사가 사전에 충분한 검수를 못해 당사의 아티스트가 착용하면서 과거 나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드릴 수 있었던 점은 사과한다. 당사 아티스트가 나치 이미지와 연계돼 있는 모습에 불편함을 느낀 점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빅히트는 소속사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아티스트의 책임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빅히트는 “상기 사안들에 대한 책임은 아티스트들의 소속사로서 세부적인 지원을 하지 못한 빅히트에 있으며, 당사 소속 아티스트들은 많은 일정들과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상기 사안들의 책임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힌다”고 했다. 이는 방탄소년단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최소화해 아티스트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빅히트는 이어 “앞으로도 이번에 문제 제기된 사안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역사·문화적 배경에 대해 이해를 기반으로, 빅히트 및 소속 아티스트들이 활동하는 세부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펴, 저희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는 분들이 없도록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빅히트는 “일본과 한국의 원폭피해자협회 관계자들을 접촉하여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설명 및 상처 받으셨을 수 있는 분들에 대한 사과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치 논란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 ‘사이먼 비젠탈 센터’에도 상황을 설명하고 본 이슈로 인해 상처받았을 수 있는 분들에 대한 사과를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빅히트가 뒤늦게나마 해명과 사과의 입장을 밝힌 것은 논란이 가중되는 데 대한 부담을 털고 아티스트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광복절 티셔츠뿐 아니라 나치 문양 모자 논란까지 겹치자 더는 침묵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일본 도쿄돔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는 사실도 입장 발표 시점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의 이같은 사과에 국제적 여론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정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