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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26 05:00 수정 : 2019.01.07 11:15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마르셀 뒤샹’전에 나온 그의 초기작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 2)>(1912).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소장품이다.

현대 개념미술 아버지 마르셀 뒤샹
대표작 150점 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서예박물관엔 주탑·우창숴·치바이스
생기 넘치는 근대 수묵 회화 진수 선사
팝아트 대가·유망작가도 관객맞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마르셀 뒤샹’전에 나온 그의 초기작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 2)>(1912).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소장품이다.
2018년 연말 국내 미술관, 화랑가 전시장들은 국외 거장, 대가들의 작품들로 물결친다.

서구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꼽히는 프랑스 거장 마르셀 뒤샹의 명작들과 한중 근대 수묵화가들의 대스승으로 추앙받는 팔대산인·오창석·치바이스의 주요 작품들이 처음 한자리에 모였다. 팝아트 대가들과 와이비에이(YBA:영국의 젊은 작가들) 스타 작가들의 대작들도 가세했다. 겨울방학 특수를 노려 기획되는 근현대 서양 거장 위주의 상업적 블록버스터 전시들과는 달리, 명작들의 맥락을 맞춰 배치된 굵직한 국외 대가들의 자리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마르셀 뒤샹(1887~1968) 회고전(내년 4월7일까지)은 올초부터 기대를 모았던 대형 전시다. 수천년 재현의 굴레에서 미술을 해방시킨 현대 개념미술 아버지로 꼽히는 프랑스 거장 뒤샹의 대표적인 명작 150여점이 뒤샹 컬렉션의 명가인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으로부터 날아와 22일부터 관객과 만나고 있다. 전시는 1~4부에 걸쳐 유럽과 미국 사이를 유랑한 뒤샹의 연대기에 맞춰 작품 변천과정을 보여준다. 1917년 뉴욕 아모리쇼에 출품됐다가 예술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철거돼 더욱 유명해진 현대미술 최고의 레디메이드 명작 <변기>(1950년 복제품)가 나왔고, 앞서 레디메이드의 시초가 된 작품인 <자전거 바퀴> <병걸이> 등도 볼 수 있다. 그의 전위적 기질을 세상에 널리 알린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1912년작) 등 초창기 그의 회화작품들도 줄줄이 내걸렸다. 뒤샹의 주요 작품과 드로잉을 작은 크기의 미니어처로 만들어 가방 속에 담아 펼쳐보여주는 <여행가방 속 상자> 연작의 경우엔 국립현대미술관이 2006년 사들인 1941년 에디션과 필라델피아 미술관이 소장한 1966년 에디션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뒤샹이 1912년부터 8년간 유리판 위에서 제작한 초현실적 구도의 대작인 <큰 거울>과 나무문에 구멍을 뚫어 풀밭 위에 널브러진 알몸 여성의 몸을 지켜보게 한 말년의 작업 <에탕 도네>는 오지못해 감질나는 비디오영상으로 만나게 된다.

서울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이달 5일부터 시작한 ‘치바이스와의 대화’ 전은 중국 서화 애호가들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거장들과의 만남이다. 중국 명말 청초와 근대 수묵회화의 거장들인 팔대산인 주탑(1624~1703)과 오창석(1844~1927), 치바이스(1864~1957)의 대표작 110여점이 4부로 나뉘어 선보이고 있다. 만주족의 청나라에 종사하기를 거부하고 야인 선승으로 살면서 기존의 규격화한 화풍을 벗어나 눈과 몸체의 생기가 살아 숨쉬는 동물과 물고기 그림으로 최고의 화격을 구축한 거장 팔대산인의 작품들이 단연 주목된다. 학·사슴·오리·기러기 등을 그린 중국 베이징 국가미술관 소장품 7점이 국내 처음 들어와 내걸렸다. 팔대산인의 작품들과 오창석의 모란·대나무 작품들, “두 거장을 따르는 개가 되고 싶다”고 생전 털어놓은 치바이스 작품들이 비슷한 소재와 구도의 그림들로 마주보며 전시된 2부 영역이 최고 눈대목으로 꼽힌다. 작품 구성과 배치 구도를 비롯해 전시벽의 색조, 조명 등 세부 요소들까지 중국 국가미술관의 기획과 지침에 따라 꾸려진 직수입 걸작전 성격의 전시다. 전당 안 한가람미술관에서는 한국 해녀들을 담은 그림책 작업으로 잘 알려진 스페인 여성작가 에바 알머슨의 따뜻한 인물 그림전(내년 3월31일까지)도 열리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 차려진 ‘치바이스와의 대화’전에 나온 중국 수묵화 거장 치바이스의 그림 <대나무>(1927·부분).
인천공항 근처의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에서 선보이고 있는 이탈리아 미디어아티스트 콰욜라의 대작 <리메인즈>. 레이저스캐너로 포착한 숲의 풍경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대형 용지에 프린트한 작품이다.
서울 잠실 롯데미술관에서는 팝아트의 살아있는 거장인 케니 샤프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1980년대 이래 공상과학(SF) 영화의 이미지를 차용해 마약과 에이즈에 대한 공포, 핵전쟁 등에 대한 불안을 초현실적인 화면에 표출한 케니 샤프의 주요 작업을 망라한 ‘슈퍼 팝 유니버스’전(내년 3월3일까지)이다. 생전 케니 샤프와도 작업했던 또다른 팝아트 스타작가 키스 해링(1958~1990)의 작품들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회고전에서 감상할 수 있다. 80년대초 뉴욕에서 지하철 드로잉을 하며 ‘빛나는 아기’, ‘짖는 개’ 등의 단순 명쾌한 이미지들로 폭력 없는 세상, 모두 소통하는 세상의 꿈을 갈망했던 해링이 생전 10여년간 창작한 주요 작품들을 망라한 대형 전시다. 해링 특유의 도상들이 이리저리 얽히며 등장하는 대작 <무제> <피플> <피라미드>와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미키마우스를 합성한 실크스크린 연작 <앤디마우스>, 말년에 만든 우울한 자화상과 블루프린트 드로잉 등을 만나게 된다. 일본 컬렉터가 야마나시현 산기슭에 세운 나카무라 키스해링 미술관의 소장품들이다.

인천공항 근처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에서는 디지털 아트의 스타작가 콰욜라의 전시가 내년 2월24일까지 선보이는중이다. 명화와 건축물, 북유럽의 숲들을 스캐너가 투시한 상을 합성해 낯설고 스펙터클한 이미지로 변환시킨 작업들이다.

서울 북촌 강남 화랑가에는 서구 유망작가들 신작전이 펼쳐졌다. 폰 화면을 키우려고 두 손가락을 벌리는 동작 ‘핀치 투 줌’을 둘러싼 특허권 분쟁을 신체동작 사유화란 관점에서 분석하며 안무 등의 영상으로 표현한 프랑스 작가 줄리앙 프레비유의 아트선재센터 전시가 눈에 들어온다. 기워낸 화폭 천조각들 위에 탐식하듯 그리고 헤집은 이미지들을 강박적으로 펼친 오스카 무리조(국제갤러리·내년 1월6일까지), 와이비에이 출신 작가들인 피오나 래(학고재청담·내년 1월 20일까지)와 대런 아몬드(피케이엠 갤러리·30일까지)의 개인전들도 손짓한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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