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11 15:10
수정 : 2019.02.1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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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10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61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아르앤비(R&B) 부문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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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그래미 참석…베스트 R&B 앨범 시상
미국 3대 시상식 모두 초대 받아 세계적 인기 확인
미 인종차별 꼬집은 차일디시 감비노 4개 부문 석권
백인 위주 비판 벗어나기 위해 성·인종 다양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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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10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61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아르앤비(R&B) 부문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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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섰다.
방탄소년단은 10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61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아르앤비(R&B) 앨범 부문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아르엠(RM)은 영어로 “한국에서 자라오면서 그래미상 시상식 무대에 서는 것을 꿈꿔왔다. 이 꿈을 이루게 해준 우리 팬들에게 감사하다. 다시 돌아오겠다”고 소감과 다짐을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이 부문 수상자로 허(H.E.R.)의 이름을 외치고 트로피를 전달했다.
시상을 마친 방탄소년단은 소속사를 통해 “여러 차례 방송에서 그래미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싶다고 말해왔는데, 실제로 이 자리에 서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오늘 그 꿈을 이뤘다. 무척 영광이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어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정말 꿈 같은 순간이었다. 잊을 수 없는 선물을 준 ‘아미’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 전 세계에서 생방송으로 지켜봐주신 많은 분들과 시상식에 초대해주신 그래미상 시상식 쪽에도 감사 인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이어 그래미상 시상식까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 모두 초대되는 기록을 세웠다. 그래미상 시상식 생중계 해설을 맡은 임진모 평론가는 “그래미가 방탄소년단을 시상자로 선정한 걸 보면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방탄소년단이 앞으로 꾸준히 좋은 음악과 무대를 선보여 그래미 트로피를 받을 날을 꿈꿔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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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맨앞)가 10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61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날 그는 올해의 앨범, 베스트 컨트리 앨범, 베스트 컨트리 송, 베스트 컨트리 솔로 퍼포먼스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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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은 차일디시 감비노였다. 배우 도널드 글로버가 가수로 활동하며 내세운 이름이다. 그는 ‘디스 이즈 아메리카’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베스트 랩/성 퍼포먼스, 베스트 뮤직비디오 등 4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미국의 인종차별, 총기폭력 등 사회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한 이 노래는 유튜브에서 공개 열흘 만에 1억회 넘는 조회 수를 올리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차일디시 감비노는 이날 시상식 참석을 거부했다. 그런데도 그래미는 미국 사회에 비판적인 흑인 아티스트에게 주요한 상을 수여함으로써 보수적이고 백인 중심적이라는 기존의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임진모 평론가는 차일디시 감비노의 주요 부문 수상을 두고 “‘올해의 노래’는 전통적으로 흑인음악에 돌아가지 않았다. 그래미가 변화를 위해 충격 요법을 동원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래미는 보수성을 탈피하기 위해 올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 4대 본상의 경우 후보를 기존 5팀에서 8팀으로 늘렸고, 선정위원도 900여명 확충했다. 특히 새로 뽑힌 선정위원은 “여성, 백인이 아닌 라틴계나 아프리카계, 39살 이하 등으로 구성했다”고 임진모 평론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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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라 데이, 판타지아, 욜란다 아담스(오른쪽부터)가 10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61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지난해 사망한 ‘솔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을 추모하며 노래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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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주인공은 올해의 앨범, 베스트 컨트리 앨범, 베스트 컨트리 송, 베스트 컨트리 솔로 퍼포먼스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다. 그는 컨트리와 팝을 결합한 음악으로 컨트리 팬을 넘어 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간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우수 신인상은 영국 출신 가수 두아 리파에게 돌아갔다. 레이디 가가는 브래들리 쿠퍼와 주연한 영화 <스타 이즈 본>에서 부른 ‘섈로’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했고, 드레이크는 베스트 랩 송 상을 받았다.
시상식 진행에도 성·인종 다양성을 넓히려는 의지가 보였다. 여성 흑인 아티스트인 얼리샤 키스가 사회자로 나섰으며, 축하 공연 또한 여성 아티스트들의 무대로 대거 채웠다. 앤드라 데이, 판타지아, 욜란다 애덤스 등 여성 흑인 아티스트 3명이 지난해 사망한 ‘솔의 여왕’ 어리사 프랭클린의 추모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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