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4 18:47
수정 : 2019.02.2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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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열리는 독일 ‘카셀 도큐멘타 15’의 차기 전시 총감독에 선임된 인도네시아 작가 컬렉티브 ‘루앙루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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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컬렉티브 ‘루앙루파’ 선정
자카르타서 작가 10명이 결성
‘카셀’이 선택한 첫 아시아 감독
개인 아닌 집단 선정도 처음
광주비엔날레 수차례 참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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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열리는 독일 ‘카셀 도큐멘타 15’의 차기 전시 총감독에 선임된 인도네시아 작가 컬렉티브 ‘루앙루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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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권위를 지닌 서구 현대미술제의 사령탑을 사상처음 아시아미술가들이 차지했다. 1955년 창설 이래 독일 카셀에서 5년마다 열어온 ‘카셀도쿠멘타’의 2022년 전시총감독(디렉터) 자리다. 카셀도쿠멘타 디렉터 선정위원회는 지난 22일 현지에서 회견을 열어 인도네시아 작가 10명의 컬렉티브 모임 ‘루앙루파’를 새 전시감독에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루앙루파는 2000년 자카르타에서 결성된 뒤 서구, 아시아 등에서 활동해온 인도네시아의 현대미술가 그룹이다. 2016~2018년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해 이스탄불·싱가포르 비엔날레 등 다양한 국제 시각예술 행사에 참가했다.
현대미술의 변두리로 여겨졌던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아 최초의 다큐멘타 감독을 배출한 것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총감독 1명의 전통을 깨고, 10명 작가들의 집단지성으로 전시를 꾸리게 된 것도 역대 처음이다. 카셀 도큐멘타는 1955년 창설 이래 1990년대까지 서구의 백인 남성 기획자를 1인 감독으로 계속 선임하면서 서구미술 중심주의를 고수해오다 2002년 아프리카 출신 기획자 오쿠이 엔위저를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제3세계권으로 시야를 확장했다. 1인 기획 체제를 깬 루앙루파의 선임은 오쿠이 이래 가장 도드라진 혁신을 꾀하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트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선정위원회는 “루앙루파의 기획자적 접근방식은 지역 공동체에 기반한 미술 단체들의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지면서 다양한 공동체들 사이에 호소력을 보여주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컬렉티브 멤버 파리드 라쿤과 아데 다마완은 회견장에 나와 “다큐멘타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1955년 출범했듯이 15회를 맞는 차기 다큐멘타가 식민지배, 자본주의, 가부장주의에서 비롯된 오늘날의 상처에 초점을 맞추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세계에 대한 또다른 전망을 지금 시대의 사람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여러 (시각적) 모델들에 바탕한 협력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포부를 털어놓았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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