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7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19회 ‘댄서스 잡 마켓’ 오디션에 참여한 현대무용 참가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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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스 잡 마켓’ 오디션 현장
공연 갈증·생계 고민 무용수들
연습비는 꿈도 못꾸는 무용단들
직접 연결해주는 ‘합동 오디션’
전문무용수지원센터, 19회째 개최
‘단체당 5명’ 출연료 100만원씩 지원
상반기에만 121곳·365명 참여 호응
해외 중소규모 발레단 국내 초청
단원 선발 ‘아시아 댄스 오디션’ 등
국외서 안정적 일자리 찾는 시도도
지난 3월17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19회 ‘댄서스 잡 마켓’ 오디션에 참여한 현대무용 참가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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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무대 위에서 나비처럼 사뿐히 날아오르는 무용수들의 모습은 고혹적이지만, 현실 속 그들은 대부분 ‘춤을 추기 위해 생계 대책을 고민하는’ 고된 일상을 산다. 한 무용수는 “가느다란 목을 곧추세우고 물살을 가르는 고고한 백조가 물 밑에선 두 다리를 쉴 새 없이 버둥이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럼에도 무용수들은 늘 무대를 꿈꾼다. 그들의 꿈을 지원하기 위한 국내외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다. 무용단과 무용수를 직접 연결해주는 대규모 ‘합동 오디션’ 현장을 <한겨레>가 살짝 엿봤다.
지난 3월17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19회 ‘댄서스 잡 마켓’ 오디션에 참여한 현대무용 참가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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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만 해서는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다. 대부분 생계를 위해 중·고교생이나 성인을 대상으로 레슨을 한다. 요즘엔 필라테스나 요가 자격증을 따서 강의하는 경우도 많다.” 현대무용수 이재영(36)씨는 ‘댄서스 잡 마켓’이 열린 첫해부터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오디션에 참가했다고 했다. 소속 무용단이 있지만, 1년 내내 고정된 레퍼토리를 갖고 공연을 하는 것은 아니어서 무대에 대한 갈증과 생계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짊어져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무용단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무용을 하는 엘디피(LDP)무용단 김동규 대표는 국·공립무용단을 제외하곤 사설무용단의 재정난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사설무용단은 국고 등의 지원금을 받아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무대·의상·음악 등 필수 제작비를 제외하면 인건비로 지출할 수 있는 액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 최소 2~3개월 연습을 해야 하는 작품을 하면서 무용수들에게 연습비는커녕 최저임금보다 적은 교통비 명목의 출연료를 지급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체부가 내놓은 ‘2018년도 공연예술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무용 단체는 2015년 353개에 견줘 2018년 382개로 다소 늘었지만, 무용단원 수는 5717명에서 3975명으로 크게 줄었다. 또 2018년 기준으로 382개 무용단 가운데 4대보험 및 안정적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국·공립무용단체는 전국에 27개(국립 3개, 광역 12개, 기초 12개)로 전체의 약 7%에 불과하다. 한해 쏟아지는 무용전공 졸업생이 줄잡아 1700명(한국무용협회 2018년 통계)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이 생계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춤 출 수 있는 곳을 찾기란 ‘바늘구멍 뚫기’와 같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가 개최하는 ‘댄서스 잡 마켓’은 이런 무용단과 무용수들의 어려움을 동시에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다. 이 프로그램은 한 단체에 최대 5명의 무용수를 선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무용수 1인당 100만원의 출연료를 지급한다. 최근 5년 간의 통계를 보면, 2014년 무용단 71개와 무용수 240명이 참여했던 것에 견줘 2018년엔 무용단 169개와 무용수 360명이 지원해 호응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는 이번 상반기 오디션에만 121개 무용단, 365명의 무용수가 참여했다.
지난 3월17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19회 ‘댄서스 잡 마켓’ 오디션에 참여한 현대무용 참가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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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춤출 곳을 찾기가 힘들어지자, 최근엔 해외 진출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에는 각 도시를 대표하는 공연장을 기반으로 한 중소규모 발레단이 꽤 많다. 한국과 달리 무용 등 예술적 가치에 대한 선호가 높기 때문에 고정 레퍼토리를 가지고 1년 내내 주기적으로 무대에 작품을 올리고, 한국과 비교해도 꽤 높은 월급을 단원들에게 지급한다.
지난 3월17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19회 ‘댄서스 잡 마켓’ 오디션에 참여한 현대무용 참가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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