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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09 12:18 수정 : 2019.05.16 10:00

5월25~2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첫날 무대에 오르는 쿠바 가수 오마라 포르투온도. 프라이빗커브 제공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유일한 여성 멤버
25일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마지막 월드투어
“먼저 떠나간 동료들 기리는 무대도 마련”

5월25~2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첫날 무대에 오르는 쿠바 가수 오마라 포르투온도. 프라이빗커브 제공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세계는 평균연령 70대인 쿠바 밴드에 열광했다. 이름하여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빔 벤더스 감독은 미국 음악 프로듀서 라이 쿠더가 쿠바의 숨은 실력파 음악가들을 찾아내 음반을 녹음하고 공연까지 하는 과정을 같은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담아냈다. 음반과 영화는 세계를 강타했고,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오마라 포르투온도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유일한 여성 멤버다. 콤파이 세군도와 듀엣으로 볼레로 곡 ‘베인테 아뇨스’를 불렀던 그는 이제 89살이 됐다. 동료 콤파이 세군도(보컬), 루벤 곤살레스(피아노), 이브라임 페레르(보컬)는 2000년대 초중반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곁엔 이제 엘리아데스 오초아(73·기타)만 남았다.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인 오마라 포르투온도는 요즘 마지막 월드투어 ‘라스트 키스’를 돌고 있다. 그 하나로 오는 25~2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첫날 무대에 오른다. 2001년 첫 방한 이후 벌써 일곱번째 한국을 찾는 그와 전자우편으로 얘기를 나눠봤다.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활동하는 비결을 묻자 “주기적으로 운동·수영·스트레칭을 하고,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것”이라며 “나는 여전히 10대”라는 유쾌한 답변이 돌아왔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이 발표한 앨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표지. 엠앤피 인터내셔널 제공
1930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태어난 그는 댄서로 먼저 활동하다 보컬로 전향했다. 사랑의 비가인 볼레로를 잘 불러 ‘볼레로의 여왕’으로 일컬어지는데, 이뿐만 아니라 쿠바 재즈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를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해내는 만능 보컬리스트다. 이 때문에 쿠바 음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 쿠바의 에디트 피아프(프랑스를 대표하는 샹송 가수)로도 불린다.

그는 자신의 고향 쿠바와 그곳의 음악을 사랑한다고 했다. “쿠바는 공기, 음악, 사람들 모두가 특별해요. 그 매력을 알려면 꼭 와봐야 해요. 도시와 마을마다 다른 음악이 울려 퍼져요. 스페인·프랑스·아프리카·카리브해 사운드가 섞이면서 단손, 하바네라, 단사, 룸바, 창구이, 볼레로, 쿠바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이 탄생했거든요. 제 음악적 영혼이 다채로운 이유죠.”

그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으로 활동할 당시를 여전히 잊지 못한다. “내 사랑 이브라임 페레르, 루벤 곤살레스와 함께했던 모든 순간이 생각나요. 작은 공연부터 큰 페스티벌, 그리고 공항에서 무한정 기다리며 주고받은 농담과 웃음까지,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 그리워요. 그래서 공연할 때마다 그들을 추억하고 기리는 시간을 마련한답니다.”

영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한 장면. 오른쪽이 오마라 포르투온도. 백두대간 제공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활동 이후 그는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공연해왔다. “음악을 매개로 정말 많은 나라를 방문했는데, 그곳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걸 좋아해요. 문화는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 근간이 되기 때문에, 가는 곳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노래하는 데 열려 있는 편이랍니다.”

그는 2007년 내한공연에서 한복을 입고 ‘아리랑’을 불렀을 때와 2015년 쿠바 음악가로는 반세기 만에 미국 백악관에 초청돼 공연했을 때를 각별하게 떠올렸다. “한국 공연에서 ‘아리랑’을 불렀을 때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제가 그 정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도와줬어요. 미국 백악관 공연도 감명 깊었어요. 당시 오바마 대통령, 바이든 부통령과 얘기를 나눴는데, 예전 앨범들을 다 소장하고 있다고 했어요. 영광이었죠.”

여러차례 찾은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빼놓지 않았다. “음식, 사람들, 문화, 한국의 모든 것을 사랑해요. 생애 마지막 월드투어를 한국에서도 하게 돼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같이 신나게 노래하고 춤췄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월드투어라고 하지만, 음악을 향한 꿈과 열정은 잦아들 줄을 모른다. 그가 지난해 발표한 앨범 제목은 <오마라 시엠프레>다. 언제나(siempre) 노래하는 오마라로 살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들이 자랑스러워요. 오늘날 이 자리에 오기까지 최선을 다했어요. 하지만 꿈꾸기를 멈추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사랑하는 것들을 계속하는 건, 제게 선물과도 같답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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