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퀴고 바퀴가 나다 인류 역사에 획을 그었던 위대한 발명품들을 꼽을 때, 그 단순한 외관에도 불구하고 바퀴는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존재다. ‘미끄럼 마찰’을 ‘굴림 마찰’로 변화시켜 물체가 이동할 때 저항을 감소시키는 역학적 원리를 이용한 바퀴는, 동력 기관과 결합하면서 인류의 이동 속도를 시속 수백㎞로까지 끌어올렸다. 그 바퀴가 이제 동력기관을 떼내고 사람 몸에 직접 붙어, 몸과 함께 도심을 질주하고 있다. 인라인 스케이트 등으로 대표되는 무동력 바퀴의 전성시대(무동력바퀴 신종 레포츠 소개 35면)가 새삼 돌아온 셈이다. 그 흐름을 타고 무동력 바퀴를 극대화한 레포츠가 등장했다. 최근 방영되기 시작한 한 초고속인터넷망 광고에서 온몸에 바퀴를 달고 기묘한 자세로 질주하는 장면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 없이 실사로 이뤄진 것으로, 묘기의 주인공은 잠깐 얼굴을 내비치는 연기자 현빈이 아니라 ‘롤러맨’이라 불리는 프랑스 남자 장이브(35)다. ‘버기롤링’이라 불리는 독특한 레포츠의 창시자이자 지구상에서 단 한명뿐인 이 레포츠의 기술 보유자다. 누워서도 엎드려서도 달려
‘선수’ ? 지구상에 단 한명뿐 어릴 때부터 롤러 스케이트와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겨온 그는 10년전 디자인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던 시절 “인라인 스케이트를 좀더 특별하고 재미있게 탈 수 없을까?”를 고민하며 이런 구상을 했다. 온몸에 바퀴를 달고 달리는 장비를 직접 고안해 학교 과제로 제출했고, 이후 ‘버기롤링’이라 이름붙인 이 장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특수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만든 갑옷에 27~30개의 바퀴를 달아 무게가 15㎏나 되지만, 그에게는 수족이나 마찬가지로 여겨졌다. 엎드리거나 누워서 타는 것은 물론 360도 회전하는 등 다양한 묘기를 개발했다. 내리막길을 달릴 땐 시속 100㎞까지 나온다고 한다. 10년 동안 버기롤링을 세상 사람들에게 열심히 알렸지만, 아직 대중화되지는 못한 상태다. 손으로 일일히 만들어야 하는 장비가 워낙 고가(300만~500만원)인 데다,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한때 인라인 스케이트 선수 출신의 제자 5명이 있었지만, 사고에 따른 잦은 부상으로 모두가 팀을 떠났다. 그만큼 타기가 어렵다는 얘긴데, 특이하게도 장이브는 단 한 차례의 사고도 없었다고 한다. 특별한 직업 없이 버기롤링에만 몰두하던 그는 생계를 위해 택시 운전을 하면서도 버기롤링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했다. 마침내 그를 눈여겨본 한국의 한 스포츠 에이전트 회사와 손을 잡게 됐다. 정식 계약을 맺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버기롤링 홍보 활동을 벌이게 된 것이다. 인라인 스케이트 대회나 각종 쇼 프로에 나가 퍼포먼스를 벌이는 등 활발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당장은 버기롤링을 대중화할 단계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안전한 실내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레포츠로 자리잡도록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내가 바퀴를 유난히도 좋아하는 이유는 빠른 스피드와 재미를 통해 얻는 스릴과 희열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퀴와 내가 하나가 됐을 때 작은 바퀴를 통해 진정 나 자신이 더욱 자유로워지기 때문입니다.” 장이브의 바퀴 예찬은 끝이 없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아이엠아이(IMI) 제공
스노보더 봄 여름도 즐겁다 ‘금단현상’ 날리는 스케이트 보드 변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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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를 이용한 레포츠 가운데 단연 두드러진 움직임은 스케이트 보드를 응용한 신종 레포츠들이 끊임없이 생겨난다는 점이다. 최근 몇년새 급격하게 늘어난 스노보드 동호인들이 비시즌인 봄~가을에 즐길 만한 것들을 꾸준히 찾아나서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뭘 타야 눈밭에서 스노보드를 탈 때와 가장 비슷한 쾌감을 얻을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관심사다. 그러다 보니 나무로 된 판에 4개의 바퀴가 고정돼 있는 스케이트 보드의 다양한 변종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4개 바튀로 산길도 맏대로 ● 마운틴 보드=말 그대로 산에서 타는 보드다. 보드에 4개의 바퀴가 달렸다는 점에서는 스케이트 보드와 비슷하지만, 바퀴가 훨씬 크고 타이어의 형태로 돼있다. 또 스프링이 달려있어 울퉁불퉁한 산길을 질주할 때 오는 충격을 완화해준다. 마운틴 보드의 탄생은 역시 스노보드 마니아들의 ‘금단 현상’에서 비롯됐다. 1993년 미국의 패트릭 맥코넬과 제이슨 리 두 청년이 ‘스노보더 시즌말 증후군’에 시달리다 고안해낸 것. 이후 스키 시즌이 끝나 눈이 녹아 없어진 슬로프 위를 질주하는 마운틴 보더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도 비시즌에 마운틴 보더들을 위해 슬로프를 개방하는 곳이 많다. 마운틴 보드는 슬로프뿐 아니라 산길, 자갈길, 포장도로 등 다양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포장도로나 인조잔디에서는 매끄러운 온로드용 타이어를, 비포장도로나 자갈이 깔린 언덕을 내려올 때는 크고 울퉁불퉁한 오프로드용 타이어를 사용한다. 바퀴 종류는 모두 7가지가 있다. 보드 가격은 50만~100만원선. ‘보드매니아’( www.boardmania.co.kr·02-3442-2814 )나 마운틴 보드 동호회(cafe.daum.net/mountainboard) 등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내리막길 스노보드 타듯 ‘다운힐’ ● 플로랩=플로랩 역시 스노보드 마니아들이 비시즌에도 스노보드를 즐길 방법을 찾다가 만들어낸 신종 레포츠로, 9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개발됐다. 앞뒤로 바퀴가 2개씩 달린 스케이트 보드와 달리 작은 바퀴들이 7개씩 앞뒤 두 줄로 달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바퀴축이 부챗살 모양으로 둥글게 굽어져 있어 보드가 좌우로 최대 45도까지 기울어진다. 이 때문에 스노보드를 탈 때 몸을 기울여 날로 타는 ‘카빙턴’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낼 수 있다. 평지에서는 스케이트 보드를 타듯이 땅을 발로 차면서 움직이고, 내리막길에서는 스노보드를 타듯이 ‘다운힐’을 하면 된다.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에 가면 다운힐을 즐기는 플로랩 마니아들을 제법 볼 수 있다. 스노보드를 탈 줄 아는 이들은 30분 가량이면 배울 수 있고, 완전 초보자도 하루 이틀 정도면 충분히 배울 수 있다. 에스(S)자를 그리며 내려오기 때문에 속도 조절이 쉽기 때문이다. 보드 가격은 보통 30만원선. ‘플로우랩코리아’( www.flowlab.co.kr·02-2057-1208 )나 플로랩 동호회(cafe.daum.net/flowlab) 등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카빙턴’ 도 물 흐르듯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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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이를 따지랴 새발 달린 킥보드 ‘트라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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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슛? 식은 죽 먹기! 스카이콩콩 업그레이드된 ‘파워라이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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