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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08 19:03 수정 : 2019.03.08 21:43

비비노 앱에 와인을 스캔하면 와인에 대한 정보, 평균 가격 등을 알려준다. 자신이 마셔본 와인을 기록해두면, 비비노는 지역과 품종별 통계를 제공해준다. 이를 통해 나만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

[토요판] 신지민의 찌질한 와인
③ 와인 앱 비비노를 활용하자

비비노 앱에 와인을 스캔하면 와인에 대한 정보, 평균 가격 등을 알려준다. 자신이 마셔본 와인을 기록해두면, 비비노는 지역과 품종별 통계를 제공해준다. 이를 통해 나만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
“와인에서 비료 냄새가 난다. 비 오는 날 동물원 간 느낌.”

“짠맛이 난다. 스테이크와 마셨을 땐 짠맛이 강하게 느껴져서 별로였는데 티라미수 케이크랑 마셨더니 잘 어울렸다. 역시 ‘단짠단짠’은 진리인가!”

언젠가부터 와인을 마시면서 생긴 습관이 있다. 와인의 향, 잘 어울리는 음식, 느낌 등을 별점과 함께 남겨 놓는다. 어디에? 바로 비비노(vivino)라는 앱이다. 첫 잔을 마시자마자 남기기도 하고, 마시는 중간중간에 써두기도 한다. 와인 사진을 찍어두거나, 메모를 해둘 수도 있지만 비비노를 사용하지 않으면, 막연히 그 와인이 맛있었다는 것만 기억할 뿐이다. 와인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거나, 내가 어떤 취향인지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2011년 출시된 비비노는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앱이다. 앱을 열고 와인 라벨을 스캔하면 그 와인이 어느 지역, 어느 와이너리, 몇년도 빈티지 와인인지 분석해준다. 세계 각국의 유저들이 이 와인을 얼마에 샀는지 입력해놓기 때문에 평균 가격도 알 수 있다. 또 그 와인을 마셔본 유저들의 평점과 리뷰들을 볼 수 있다. 평점을 매긴 유저가 많을수록 신뢰도가 높아지고, 평점이 높을수록 맛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엔 와인 판매점에서도 비비노의 평점을 마케팅에 활용할 정도다. 각자 입맛이 다르고 나라마다 와인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신뢰할 순 없지만 비비노의 평점과 평균 가격을 참고해서 와인을 사는 것은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비노를 활용하는 방법은 여기까지다. 와인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스캔을 해볼 뿐 별점을 매기거나 리뷰를 남기진 않는다. 하지만 이제부턴 별점을 매기고 간단하게라도 리뷰를 남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도 처음엔 어색했다. <신의 물방울> 주인공처럼 “눈으로 만든 움집 안에 있는데도 따뜻해 보이는 아이들을 보는 지켜보는 듯한, 강단진 부드러움이다” “마치 바람에 긴 금발을 날리면서 힐을 신고 시원시원하게 걸어가는 여성 같다” 같은 표현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와인 한잔을 마시고 그런 느낌이 들 리가 없었다.

다른 사람의 리뷰를 읽어보면 ‘이 와인에서 제비꽃 향이 난다는데, 열대과일 냄새가 난다는데, 난 왜 안 나는 걸까?’라며 정답을 맞히지 못한 사람처럼 동동거리기도 했다. 나는 ‘가성비 와인’이라며 별점 5개를 줬는데 다른 사람들이 ‘역시 저렴한 와인은 맛이 없다’는 평을 남기면서 낮은 별점을 주면 머쓱해져서 별의 개수를 슬쩍 낮추기도 했다.

그렇게 별점을 주고 리뷰를 쓴 와인이 쌓이다 보니 나만의 데이터가 생겼다. 비비노는 내가 마신 와인을 다시 지역과 품종 등의 스타일로 나눠서 분류해주는데 이를 통해 내가 어떤 취향을 좋아하는지 재발견할 수 있었다. 비비노의 분류에 따르면 내가 가장 많이 마셔본 지역의 와인은 프랑스의 샴페인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라즈 품종이었고, 내가 평균적으로 가장 높은 평점을 준 와인은 프랑스 부르고뉴 피노 누아르와 미국 내파밸리 까베르네 소비뇽이었다. 이런 통계를 보고, 그동안 내가 쓴 리뷰를 다시 읽어보니 내가 높은 평점을 준 와인들엔 공통적으로 들어간 단어들이 있었다. 이렇게 내 취향을 정확하게 알게 되니 새로운 와인을 고를 때도 실패 확률이 낮아졌다.

와인을 마시고 느끼는 데 정답은 없지 않은가. 나만의 와인 데이터를 쌓아 취향을 재발견하는 일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먹부림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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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토요판] 신지민의 찌질한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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