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8 10:14
수정 : 2019.11.07 17:46
|
17살인 요안나에게는 생후 6개월이 된 딸이 있습니다. 자료 제공:월드비전
|
<119 희망 아이 캠페인>1살부터 19살까지 아이들의 꿈을 한겨레·월드비전이 함께 응원합니다.
|
17살인 요안나에게는 생후 6개월이 된 딸이 있습니다. 자료 제공:월드비전
|
은고그웨는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차로 두어 시간 떨어진 지역입니다. 이곳에는 17살 엄마 요안나(가명)가 살고 있습니다. 요안나는 작년까지만 해도 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요안나가 임신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임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가정에서 버려져 집 밖으로 쫓겨나게 됐습니다.
‘12살에 만난 초등학교 선생님, 끊긴 연락’
요안나는 12살에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게 됐습니다. 그 남자는 은고그웨로 휴가를 온 다른 지역의 초등학교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는 요안나가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을 알고 의복과 수업비 등을 지원해줬습니다. 요안나는 그에게 임신했다고 이야기하자 출산 후 그녀가 학교에 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출산 이후 자취를 감췄고 더 이상 요안나의 연락도 받지 않았습니다. 요안나는 어린 나이에 홀로 딸 셰일라를 낳았습니다.
|
좁은 집에 함께 사는 요안나 모녀와 할머니의 모습. 자료 제공:월드비전
|
요안나는 할머니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정신 건강이 좋지 않아 딸들이 주는 작은 돈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요안나는 생후 6개월이 된 셰일라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공부를 포기해야 했던 상황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습니다. 요안나는 자신이 공부를 계속했다면 어땠을까라며 여전히 꿈을 꿉니다.
“공부를 했다면 간호사가 되고 싶었어요. 제겐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존경하는 숙모님이 있었거든요.”
할머니가 셰일라를 돌봐줄 수도 있지만 요안나는 학교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세 식구가 먹고살기 빠 듯한 환경에서 요안나가 학비를 마련하기란 꿈도 꿀 수 없는 일입니다.
|
요안나는 딸 셰일라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자료 제공:월드비전
|
“셰일라는 자라서 꼭 꿈을 이뤘으면 좋겠어요. 셰일라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무엇이든 도움을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어린 엄마는 요안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월드비전은 2016년부터 2019년 사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7개국 지역사회에서 10대 임신 원인을 조사했습니다. 여아들은 극심한 빈곤과 높은 학비로 인한 성매매 등의 거래에 내몰리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여아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가난한 가정의 소녀들은 나이든 성인 남성들에게 소, 염소 등의 가축이나 땅 등 재산과 맞바꿔 결혼을 강요받습니다. 원치 않는 결혼 등으로 여아들은 이른 임신에 내몰리고 자연스럽게 학교를 그만두게 돼 교육의 기회를 잃게 됩니다.
|
딸을 품에 꼭 안고 있는 무루의 나이는 17살입니다. 자료 제공:월드비전
|
‘17살 엄마의 꿈’
여기 또 다른 17살 엄마 무루가 있습니다. 무루가 6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자 그녀의 어머니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립니다. 어머니는 그녀를 다른 가족에게 입양 보냈습니다. 입양가정은 어린 무루를 학교에 보내기는커녕 온 종일 집안일만 시키며 하녀처럼 부렸습니다. 결국 무루는 그 집에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루는 돈을 벌어 어머니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자 가정부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40대 남성의 새로운 고용주는 지속적으로 무루를 괴롭히고 성적으로 학대하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무루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 당시 저는 아이를 유산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어요. 그에게 임신했다고 이야기하자마자 저는 그 집에서 쫓겨났고 그는 이사를 가버렸어요. 지금 생각하면 아이에게 정말 미안하고 슬퍼요. 하지만 그때의 저에겐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집에서 쫓겨난 무루는 쓰레기 더미에서 음식을 주워 먹으며 5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거리를 전전하며 살았습니다. 길거리에서 방황하던 무루는 결국 그녀를 버린 고향집으로 돌아가 어머니에게 임신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큰 충격에 빠졌지만 여전히 무루와 그녀의 딸을 보살필 형편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무루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어머니의 친구 중 한 명이 자신의 집 단칸방을 내주었고 무루는 그곳에서 출산을 했습니다. 무루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용직 노동자로 일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아이를 키우고 딸은 자신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미래가 망가진 것을 알아요. 하지만 아이를 위해 살아가고 있어요. 하늘이 돕는다면 딸이 학교에도 가고 계속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삶을 살게 해줄 수 있겠죠”
|
학교 벽에는 ‘외부인의 선물을 받아들이지 말라, 학교에 다녀라 (Don’t accept Gift Outsider, Stay in school)’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자료 제공:월드비전
|
왜 우간다의 어린 여아들은 이런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일까? 우간다 월드비전의 아동보호 자원가 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지역사회의 빈곤은 10대 임신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극심한 가난에 내몰린 여자아이들은 타인이 주는 선물과 돈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질 나쁜 어른들이 이를 이용해 돈과 옷 등을 선물하며 어린 여아들을 유혹합니다”라고 말합니다.
|
원치 않는 임신을 한 10대 아이들의 모습. 자료 제공:월드비전
|
아이를 키우는 아이들. 책가방 대신 한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지게 된 어린 소녀들.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환경에 내몰린 어린아이들에게는 한 줄기 희망도 간절합니다. 후원금은 요안나, 무루와 같이 혼자 열악한 환경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을 위해 교육 지원 사업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 월드비전 후원계좌 269-800743-18-633(우리은행)
■ 월드비전 후원전화 ☎ 02-2078-7000
■ 월드비전
한겨레 독자 후원 링크
광고
기사공유하기